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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사

한지의 과학

어린이과학동아 2005.12.01 23호



기록을 오래 남기고 싶다면 한지를 쓰세요!
스틸로와 무헤드의 유물찾기 시합 잘 보았나요?
둘 다 똑같이 오래 된 문서를 찾았지만 무헤드가 찾은 서양의 문서는 공기와 만나자마자 사라지고 말았어요. 반면에 스틸로가 찾은‘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보존 상태도 좋고 공기와 만나도 아무 변화가 없었어요.
1966년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위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목판인쇄물이자 종이예요. 751년(신라 경덕왕10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무려 1250년이 넘은 것이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색깔이 조금 변했을 뿐 종이에 좀이 슬 거나 썩은 부분이 없다는 거예요. 그것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우리 민족 전통의 한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랍니다.

한지는 글을 쓰고 책을 만들 때뿐만 아니라 문에 바르는 창호지, 방에 바르는 장판지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주로 자라는 닥나무를 이용해 만드는 한지는 무엇보다 변질되지 않고 오래 보존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요즘 주로 사용되는 펄프지는 색깔을 희게 하기 위해 표백용으로 수산화나트륨과 황산알루미늄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성을 띱니다. 종이가 산성을 띠면 공기중에서 화학 반응을 하기 때문에 쉽게 색깔이 변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쓰기 어려울 정도로 분해되고 말지요. 오래 된 교과서나 책이 누렇게 변하는 것도 사용된 종이가 산성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지는 색깔을 희게 할 때 알칼리성을 띠는 잿물을 쓰기 때문에 쉽게 화학 반응을 하지 않는 중성을 띱니다. 또한 종이의 접착제로서 식물성 소재인 닥풀을 쓴 점도 한지가 오래 보존되는 데 도움을 줬지요.

이런 보존성 외에도 한지의 뛰어난 점은 많습니다. 몇 장을 겹친 후 옻칠을 하면 갑옷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지요. 또 모든 과정에서 식물성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어떤 종이보다 자연친화적이랍니다. 이런 우수성은 현대의 우수한 기계를 이용해 아무리 뛰어난 종이를 만들어도 따라갈수 없다고 해요. 하지만 요즘 이 한지를 쓰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생산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지요. 오랫동안 남기고 싶은 글이 있다면 한번 한지 공책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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