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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사

킁킁~ 향기에 취하다(2)

어린이과학동아 2007.04.15 08호

[소제시작]Part 2 -향기의 힘! 향기는 메시지를 싣고[소제끝]
“음~, 부드러운 향기. 나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디 한번 가 볼까?” 수컷 나방이 향기에 끌려 날아들었다면 암컷 나방의 향기 신호 보내기는 성공!

사람들이 언어로 생각을 전하듯 생물들은 향기로 이야기를 한다. 굳이 향기가 아니라도 소리나 몸짓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소리를 내는 기관이 없을 수도 있고 소리를 지르다가 천적에게 들킬 수도 있다. 게다가 세상을 흑백으로 보는 개나 컴컴한 동굴에서 사는 박쥐는 눈으로 많은 정보를 알아 내기 힘들다. 이 때 향기가 필요하다.

향기의 왕은 뭐니뭐니해도 꽃. 식물이 꽃향기를 내는 속셈은 곤충을 불러들여 가루받이를 하기 위해서다. 식물이 향기를 내듯 동물도 다양한 목적으로 향기 나는 ‘페로몬’을 내뿜는다. 페로몬은 흥분을 운반한다는 뜻의 ‘페레인’에서 나온 말이다. 이 물질은 동물이 몸에서 만드는 화학 물질로, 같은 종의 다른 개체에게 특별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페로몬을 맡으면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끌리거나 피하게 된다.

상대를 흥분시켜 움직이게 만드는 향기. 과연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1.유혹 - 내 매력 포인트는 향기
“내 향기를 맡으면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상대를 유혹할 때 향기가 빛을 발한다. 왕얼룩나비 암컷은 다나이돈이라는 화학 물질로 수컷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바람에 매우 적은 양만 실려 있어도 수컷들이 흥분해 날아온다. 나비와 사촌인 나방도 독특한 화학 물질을 내뿜어 수 ㎞ 떨어진 곳에 있는 수컷을 불러들인다.


2.길 찾기 - 모여라 친구들
“줄을 서세요, 줄을! 이 쪽 길로 오세요.”


수많은 개미들이 질서정연하게 다니는 비밀도 바로 페로몬. 페로몬으로 먹이가 있는 장소와 길을 알려 주고 위험도 알려 준다. 개미가 만든 페로몬 1㎎만 사용하면 지구 세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는 냄새 길을 만들 수 있다. 흰개미, 불개미 등 개미마다 다른 페로몬을 만들기 때문에 서로 길을 잘못 들 염려는 없다.


3.경고 - 향기는 나의 힘
“부우욱~. 지독한 내 방귀 냄새 맛 좀 봐라.”


스컹크 외에 플로리다바퀴벌레 같은 곤충들은 천적에게 ‘다가오지 마!’라는 신호를 보낸다. 노린재는 냄새샘에서 만든 고약한 냄새로 적을 몰아 낸다. 폭탄먼지벌레도 적을 만나면 질소와 황이 들어 있는 냄새로 적을 질겁하게 만든다. 호신술 대신 호신용 향기를 쓰는 셈이다.


4.텃세 - 여기는 내 땅
“여긴 넘보지 마. 내 땅이라고!”


동물들은 자신의 영역을 알릴 때 오줌과 똥냄새, 페로몬을 쓴다. 족제비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항문을 땅에 질질 끌면서 다닌다. 들쥐는 발바닥에 오줌을 발라서 그 냄새를 흙에 섞는다. 코끼리나 캥거루는 페로몬을 이용해 영역 표시를 한다. 이렇게 표시한 영역을 침범하면 싸움이 일어난다.


5.기억 - 향기로 기억한다
“킁킁~. 귀여운 내 아기 여기 있군.”


개만 냄새를 잘 맡는 건 아니다. 박쥐는 컴컴한 동굴 속에서 냄새로 새끼를 찾아 낸다. 연어나 송어는 알을 낳기 위해 수백 ㎞ 넘는 거리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간다. 자신이 태어난 강물에 든 아미노산 같은 화합물의 냄새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6.먹이 - 향기로 골라먹기
“이건 내가 좋아하는 도토리 냄새!”


냄새는 특히 먹이를 찾을 때 중요하다. 다람쥐는 몇 달 전에 묻어 둔 도토리를 냄새로 찾아 낸다. 비단실을 뽑는 누에는 뽕나무 잎만 먹기로 유명하다. 누에는 잎에 들어 있는 특별한 알코올 냄새를 맡아 뽕잎만 찾아 먹는다. 콜로라도새벼룩은 감자만 골라먹는 재주가 있다. 감자에 아주 조금 들어 있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의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제시작]베일 벗는 향기의 신비[소제끝]
향기는 사람들에게 오래 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 5000년 전부터 인도와 메소포타미아 지방 등에서 향유를 사용한 기록이 있다. 고대인들은 향기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어 종교의식에서 악령을 쫓거나 불안을 잠재우는 안정제로 사용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향냄새는 명상할 때 마음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향기는 미용과 질병 치료에도 널리 쓰여 중국 양귀비는 유혹의 무기로 향기를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향기에는 정말 고대인들이 믿었던 신비한 힘이 있는 걸까? 최근 과학적으로 향기를 연구하면서 향기가 가진 힘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향기 실험 1 상큼한 솔잎향, 상쾌한 기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실험 결과 솔잎향은 상쾌하고 편안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향은 우리 몸을 긴장시키는 교감 신경을 안정시켜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 솔잎향은 우리 몸에 활기를 더해 주기도 한다.



향기 실험 2 향긋한 장미향, 높아진 기억력
달콤한 장미향이 기억력을 좋게 한다는 놀라운 사실! 독일 과학자들은 지난 3월 9일, 잠을 잘 때 장미 향기를 맡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기억력 게임을 더 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잠을 자는 동안 장미 향기를 맡은 학생들의 뇌에서 학습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향기의 효과를 바탕으로 향기가 질병의 증상을 줄이거나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데 쓰이고 있다. 향기가 뇌의 파장을 변화시키거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큼한 레몬 향은 잠을 깨우고 부드러운 라벤더향은 긴장을 풀어 준다. 살균이나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는 향도 있다. 이런 향기의 힘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것을 ‘향 치료’(아로마테라피)라고 한다. 향치료에는 몰약, 유칼립투스, 제라늄 등 특별한 향기를 지닌 식물에서 뽑아 낸 오일이 쓰인다.

{BIMG_R10}몰약
이집트에서 시체를 썩지 않게 방부처리한 미라(Mummy)는 강력한 방부제 역할을 하는 몰약(미르라, Myrrh)이라는 풀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풀은 성경에서 예수님의 탄생 선물로도 등장한다. 몰약은 구강염과 기관지염에 좋다.



{BIMG_R11}유칼립투스
코알라의 먹이인 유칼립투스는 호흡기질환에 좋아 기침을 낫게 하는 캔디를 만드는 데 쓰인다. 하지만 유칼립투스 향유는 독성이 강해 3세 어린이가 5㎖만 마셔도 사망할 수 있다.








{BIMG_R12}제라늄
중세시대 사람들은 제라늄이 귀신을 쫓는다고 믿어 집집마다 제라늄을 심기도 했다. 제라늄에서 뽑은 향유는 균의 번식을 억제해 호흡기 질환에 좋다.




숲 향기의 정체는?
숲에 가면 상쾌한 향이 난다. ‘피톤치드’라는 물질이 숲 향기의 주인공이다. 이 물질은 식물이 해충이나 박테리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물질이다. 이 천연물질은 인간의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소제시작]Part 3 -향기의 힘! 캡슐 로 쌀까 액체에 녹일까[소제끝]
{BIMG_R13}향기를 만들거나 향을 풍기는 재료를 ‘향료’라고 한다. 천연 향료는 주로 식물에서 얻고, 동물이나 미생물에서 얻는 것은 드물다. 식물성 향료는 2000종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소나무과, 녹나무과, 운향과, 정향과, 미나리과, 꿀풀과, 국화과 등에 속하는 식물들이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천연향료는 가격이 비싸고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향수나 화장품 등에는 사람이 합성해서 만든 인공향을 주로 쓴다. 인공향은 천연향을 분석해서 어떤 분자가 들어 있는지를 밝혀 낸 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분자를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만든다.

향기는 휘발성이 강해서 공기 중에서 쉽게 날아가는 데다, 산소와 만나면 쉽게 변한다. 그래서 향기분자를 재료에 단순히 섞으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향기가 날아가 버린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나 타이어 등은 어떻게 향기가 나게 만드는 걸까?

향기 나는 제품은 사용방법이나 재료에 따라 향기를 입히는 방법이 다르다. 향기 나는 양말이나 옷에는 향기를 캡슐로 싸서 넣는다. 향기분자를 아주 작고 얇은 막 안에 넣는 것으로, 신발을 신고 걷거나 몸을 움직이면 마찰에 의해 향기 캡슐이 터지면서 향기가 난다.

타이어와 같은 플라스틱에는 아로마 오일 형태로 향기분자가 들어간다. 향기분자를 기름 성분에 녹여 재료와 함께 섞는 것이다. 또 아이스바나 과자에는 향기 성분을 적절한 용매에 녹여 재료에 섞는다. 이 때 차가워도 되는 아이스바는 물과 잘 섞이는 용매에 녹이고, 쿠키나 초콜릿처럼 가열해야 하는 제품에는 물에 녹지 않는 용매에 녹여 섞는다. 또 향기 성분을 가루로 만들어 재료에 섞는 방법도 식품에 따라 많이 쓰인다.


[소제시작]인터뷰 향을 디자인한다[소제끝]
Q. 조향사는 무얼 하는 사람인가요?
{BIMG_R14}A. 향기를 다루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천연향료와 합성향료를 이용해 여러 가지 제품에 맞는 향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죠. 화장품에서부터 식품, 세제 등 향기가 나는 제품은 모두 조향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죠.

Q. 향수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요?
A. 우선 어떤 느낌이 나는 향을 만들지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나서 어떤 향을 배합하면 그 느낌의 향이 날지 생각해서 기본향을 고릅니다. 향수는 세 가지 기본향으로 이뤄져 있어요. 이걸 ‘노트’라고 불러요. 탑 노트는 휘발성이 강해 가장 먼저 느껴지고 가장 먼저 날아가죠. 미들 노트는 중간 단계, 베이스 노트는 가장 휘발성이 약해 오랫동안 남아 있는 향이지요. 향수를 만들 때는 베이스 노트에 해당하는 향료부터 일정한 양을 담고 다음엔 미들 노트, 마지막으로 탑 노트를 섞어 만든답니다. 만약 거꾸로 넣는다면 베이스 노트를 넣었을 때 탑 노트의 향은 이미 많이 날아갔을 테니까요.

Q. 조향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향기를 다루려면 화학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게 좋아요. 또 꾸준한 훈련을 통해 향기를 예민하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도 할 줄 알아야 해요. 보통 조향사의 머릿속에는 2000~3000가지의 향에 대한 기본 정보가 들어 있거든요. 그래서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 처음엔 냄새를 하나하나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한답니다.


[소제시작]향기는 인터넷을 타고[소제끝]
{BIMG_R15}“널 위해 준비했어. 직접 만든 요리야.” “흠흠~, 향기가 끝내 주는데? 정말 맛있겠다!” “디저트는 딸기야. 아이콘을 클릭해 봐. 달콤~하지?” “침이 고인다, 고여. 10분 안으로 뛰어 갈게. 먼저 먹으면 안 돼~!”

지난 1월, 정보통신부는 미래 생활에 대한 예측 보고서 ‘IT예측 2020’에서 2015년에는 인터넷으로 향기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발표했다. 정말 8년 뒤에는 떨어져 있는 친구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보고 듣는 기술은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이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도 끊김 없이 방송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고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더욱 진짜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원하고 있다. 그러려면 만지고 맛보고, 냄새까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BIMG_R16}시각이나 청각 정보는 받는 사람이 받아서 재생하면 원래의 정보를 보거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후각이나 미각을 전달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다. 개인적인 기준도 다른 데다 미각은 침과 섞이면서 일어나는 과정이 복잡하고, 후각은 냄새 분자에 대한 분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표준을 만들기가 어렵다.



{tIMG_l17}지난해 10월 일본에서는 향기 나는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었다. 이 방송을 듣기 원하는 청취자는 따로 마련된 향기발생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방송국에서는 음악에 잘 어울리는 향기 정보를 인터넷으로 올리고, 청취자는 이 정보를 내려 받는다. 그러면 음악이 나오는 동시에 향기발생장치에서 음악에 맞게 정해 놓은 향기가 나오게 된다. 아직은 미리 정해 놓은대로 향기가 섞여 만들어지는 정도지만, 향기를 전달하려는 시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갈수록 향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향기를 전달하는 일은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2020년쯤에는 정말 평범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휴대전화로 텔레비전을 보는 일도 20여 년 전에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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