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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사

똥꼬가 간질간질, 기생충이 산다!(2)

어린이과학동아 2007.06.15 12호

[소제시작]왜 이런 곳에 있는 거니?[소제끝]
친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바로 ‘기생충이 뇌로 들어가면…’일 거야. 정말 뇌에 들어가는 기생충이 있냐고? 유감이지만 진짜 있단다. 눈에 들어가는 녀석들도 있어. 왜 이런 곳으로 들어가는 건지, 또 어떻게 하면 우리를 피하는지 알려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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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배에, 근육에, 뇌에, 눈에?
내 이름은 폐흡충. 딱 보기에도 폐에 살 것 같지? 난 민물에 사는 게나 가재, 새우 등을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걸리는 기생충이야. 난 간흡충이나 장흡충과는 차원이 달라. 아주 문제아지. 폐에 가만히 있지 않고장이나 난소, 방광은 물론 근육에 들어가서 문제를 일으켜. 뇌로 가거나 눈으로 갈 수도 있어. 어디든 가서 문제를 일으키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걸? 이제 맛있는 게장이나 게를 못 먹겠다고? 흥!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게장을 담근 지 10일 지나면 모두 죽거든. 그 이후엔 맘 편히 게를 먹어도 된다구. 물론 잘 익혀 먹으면 더 좋고!

고래회충이 왜 내 배에?
{BIMG_R13}난 이름 그대로 고래 몸속에 사는 고래회충이야. 그런데 내가 사람 몸에 들어가서 문제가 생기는 거야. 나도 사람이 싫어. 고래 몸에 있어야 편하게 살 수 있다고. 난 바다 물고기 몸 안에 있다가 이 물고기를 잡아먹은 고래 안으로 들어가야 해. 그런데 사람이 이 물고기를 회로 먹은 거야. 내가 위나 장을 뚫거나 붓게 만들면 배가 몹시 아파. 난 내시경이나 수술로 제거해야만 해.



피 속에 사는 기생충?
{BIMG_R14}나 말라리아는 핏속에 사는 기생충이야. 수면병을 일으키는 파동편모충도 핏속에 사는 기생충이지. 말라리아나 수면병 모두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무서운 병이란 거 알지? 나 말라리아가 있는 모기에 물리거나 파동편모충이 있는 체체파리에 물리면 병에 걸려. 하지만 안심해. 우리나라에 있는 말라리아는 열대의 말라리아와는 달리 열이 나면서 심하게 앓긴 하지만 죽지는 않아. 또 수면병도 우리나라에는 없는 열대지방의 병이란다. 물론 열대지방으로 여행을 간다면 조심해야 되겠지?

코끼리다리병?
{BIMG_R15}다리가 코끼리 다리처럼 퉁퉁 붓는 병을 본 적 있니? 이게 바로 나 사상충 때문이야. 기생충 때문에 다리가 붓는다니 신기하지? 난 다리의 조직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림프절 안에 살아. 이 곳이 나 때문에 막히면 다리에 염증이 생기고 딱딱해지면서 굵어진단다. 사상충이 있는 모기에 물리면 걸리는데, 우리나라에도 제주도에 사상충이 있었대. 하지만 안심하렴. 이젠 제주도에서도 사상충이 모두 멸종했으니까. 나를 볼 수 없다니 슬프지 않니? 뭐, 속 시원하다고?

으악, 눈이나 뇌로는 가지 마!
{BIMG_R16}열대지역에서 피를 빠는 파리에 물리면 걸릴 수 있는 회선사상충, 몸에 기생충이 있는 파리가 옮기는 동양안충 같은 기생충은 눈으로 가는 경우가 있어. 달팽이나 우렁이를 덜 익혀 먹으면 걸릴 수 있는 광동주혈선충, 익히지 않은 개구리나 뱀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유구악구충은 뇌로 들어가기도 하지. 양갓냉이를 익혀 먹지 않으면 걸릴 수 있는 간질, 기생충에 감염된 물벼룩이 든 물을 마시거나 감염된 개구리나 뱀을 날로 먹으면 걸리는 스파르가눔, 돼지고기를 잘 익혀 먹지 않으면 걸릴 수 있는 유구낭미충증은 뇌나 눈으로 갈 수 있단다. 정말 무섭지? 하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런 기생충에 걸릴 확률은 극히 낮거든. 또 기생충이 있더라도 잘 익혀 먹으면 절대 걸리지 않으니까 말이야.


[소제시작]기상천외한 기생충의 세계![소제끝]
우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도 많아. 우리가 기생하는 생물(숙주)의 몸 속에서 엽기스러울 정도로 특이하게 살거나 숙주 생물을 조종하고 있지. 기상천외한 기생충의 세계로 초대할게. 놀랄 준비부터 하라구!

기생충이 조종하는 무모한 도전?
{BIMG_R17}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해. 냄새만 맡아도 도망간단다. 하지만 나 ‘톡소플라즈마 곤디’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에게 무모한 도전을 한단다. 고양이 냄새에 오히려 호감을 느끼며 다가가다가 잡아먹히는 거지. 나는 쥐에 기생하지만 고양이 대장에서만 번식할 수 있어. 그래서 번식을 위해 일부러 쥐를 잡아먹히게 하는 거란다. 나는 보통 쥐의 소뇌에 사는데, 소뇌에서 감정을 조정하는 부위를 조금 바꾸는 거야. 다른 감정은 그대로 두고 고양이에 대한 공포만 바꾸기 때문에 쥐는 평상시엔 잘 살다가 고양이만 만나면 다가가서 잡아먹힌단다.

그런데 사람도 나에게 감염되면 성격이 바뀐다는 거 아니? 호주 시드니 테크놀로지대학교의 감염증연구팀은 사람도 톡소플라즈미 곤디에 감염되면 성격이 바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어. 재미있는 점은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바뀐대. 남자는 지능지수와 집중력이 낮아지고 법을 어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고 남에게 의존하려고 하며, 의심과 질투심이 많아지고 성격이 무뚝뚝해져 여성에게 인기도 낮아진대. 하지만 여자는 성격이 쾌활해지고, 사근사근해져서 더 매력적으로 바뀐다는 거야. 정말 신기하지?

악마의 눈
{BIMG_R18}사람들은 나 레우코글로리디움을 보고 악마 같은 기생충이라고 하더라? 내가 기생하는 참쨈물우렁이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 때문이래. 난 참쨈물우렁이의 몸 안에 있다가 새에 잡아먹혀야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어. 그래서 참쨈물우렁이가 새에 잘 잡아먹힐 수 있도록 기가 막힌 광고를 한단다. 나는 참쨈물우렁이의 눈으로 들어가 몸을 둥글게 말아. 그러면 우렁이의 눈이 애벌레처럼 보이지. 그리고는 눈에 띄는 장소로 가게 해서 눈을 마구 움직이는 거야. 이렇게 하면 우렁이의 눈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애벌레처럼 보여 새에게 잘 잡아먹힌단다. 그럼 나는 새의 몸 안에 들어가 알을 낳아. 이 알은 새똥에 섞여 나뭇잎에 붙어 있다가 나뭇잎을 갉아먹는 참쨈물우렁이의 몸으로 다시 들어가는 거야. 이런 내가 정말 악마 같아?

혀가 아니었어?
{BIMG_R19}안녕? 난 렉사넬라라고 해. 혀가 인사해서 놀랐니? 혀처럼 보이지만 난 혀가 아니라 물고기의 입에 사는 기생충이란다. 나는 물고기의 혀를 먹어 버리고 그 자리에 날카로운 발톱으로 달라붙어 물고기의 체액을 빨아먹고 살아. 내가 혀를 먹어 버리면 물고기는 불편해서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지 마. 대신 내가 물고기의 혀처럼 움직여서 혀의 역할을 한단다. 먹이를 물거나 삼킬 때 내가 도움을 주는 거지.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만 알려 줄게. 혀처럼 보이는 나는 암컷이고 물고기의 입천장에는 내 남편인 수컷이 붙어 있어. 평생 둘이 이렇게 등을 맞대고 입안에서 알도 낳으며 오순도순 산단다. 물고기는 날 싫어하겠지만 우리에게 물고기 입은 최고의 집이야.

[소제시작]썰렁홈즈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기생충이야기[소제끝]
기생충과 노벨상
{tIMG_l20}1926년 덴마크의 병리학자 요하네스 피비거는 기생충인 스파이롭테라가 쥐에서 위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 내고 암은 기생충 때문에 생긴다고 발표했어. 이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지. 하지만 이 시상은 노벨상 역사상 가장 큰 실수로 남았단다. 왜냐하면 이후 연구에 의해 이런 연구결과가 인간의 암 발생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특정 품종의 쥐에서만 발견되는 희귀한 현상으로 밝혀졌기 때문이야. 결국 잘못된 노벨상이라는 불명예스런 이야기를 듣게 됐지. 불행인지 다행인지 피비거는 이미 늙어 죽어서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됐단다.


[소제시작]기생충이 아니라 공생충?[소제끝]
“에일리언처럼 무섭게 생긴 것이 내 몸 속에서 내 밥을 뺏어 먹고 있었단 말이야?이런 쓸모없는 녀석들!” 썰렁홈즈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어. 크흑, 사실이기 때문에 뭐라고 변명할 말이 없었어. 하지만 쓸모없는 녀석들이란 말은 정말 참을 수가 없어. 우리도 쓸모가 있기 때문이야. 뭐? 못 믿겠다고? 쓸모 있는 우리에 대해 낱낱이 알려 주지!

알레르기를 없애 준다!
콜록콜록 천식이 있니? 긁적긁적 아토피가 있다고? 훌쩍훌쩍 비염도 있구나? 이게 다 우리 기생충이 몸에 없어서일 수도 있어. 우리가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몸에서 면역 반응이 마구 일어나 우리를 공격해. 우리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의 면역력을 억제시킨단다. 반대로 사람은 기생충이 면역을 억제할 것에 대비해 알맞은 수준보다 더 많은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진화한 거야. 그런데 환경이 변해 기생충이 없어지면서 지나친 면역 반응은 쓰임새를 잃고 엉뚱한 것을 공격해 알레르기를 일으키게 됐다는 거지. 그렇다고 알레르기 때문에 우리를 억지로 몸에 키우지 않아도 돼. 많은 과학자들이 기생충의 면역억제 능력을 이용해 알레르기를 없애는 약을 개발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기생충 덕분에 천식이나 아토피, 비염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우리가 고맙지?

기생충 다이어트?
{BIMG_R21}우리 촌충들 사이에선 스타인 박사가 한 명 있어. 바로 일본의 후지타 고이치로 박사란다. 박사는 자기 몸 안에서 촌충을 키우며 기생충을 연구한 기생충 박사야. 그 촌충에게 ‘기요미짱’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고 몸 밖으로 조금씩 나오는 기요미짱을 이용해 기생충을 연구했단다. 후지타 박사는 촌충을 몸 안에 키우면서 알레르기는 물론 체중과 핏속의 나쁜 지방인 콜레스테롤이 줄어들었다는 거야. 우리 촌충이 쓸모 있음을 널리 알려 준 박사지. 겨우 촌충으로 어떻게 살이 빠지냐고? 우리가 10m까지도 자란다는 거 알고 있지? 게다가 매일 20㎝ 정도 자라면서 200만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 에너지만큼 뺏어 먹으니 네 살이 빠지는 거야. 미래엔 ‘미인은 촌충을 좋아해~♪’란 촌충 다이어트 음료도 개발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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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또…!
이외에도 우리가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되는지 알아? 해충의 애벌레를 죽이는 선충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살충방법을 개발하거나 피를 빨아먹기 위해 혈액의 응고를 막는 성분을 만드는 구충을 이용해 혈액응고를 막는 약을 개발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또 톡소포자충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백혈구가 늘어나는데, 이 세포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나, 인슐린을 만드는 유전자 변형 기생충이 몸에 자라게 해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 등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라구! 어때? 이 정도면 우리를 기생충이 아니라 공생충이라고 불러야 되는 거 아니야?

흐익~! 기생충들이 알레르기도 없애 주고 다이어트도 시켜주겠다며 한꺼번에 몸 속으로 들어오려고 해서 놀라 눈이 떠졌어. 휴~, 꿈이었구나. 에일리언 같은 무서운 녀석들이 내 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식은땀이 줄줄 흘러. 하지만 우리에게 도움도 된다니 정말 몰랐는걸? 무조건 무서워만 할 건 아닌 것 같아. 나쁜 기생충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유익한 기생충은 잘 이용하면 나도 기생충들에게 ‘고마워~! 병을 고쳐 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하게 되지 않을까?

댓글1

  • 황예빈 5레벨 2019-06-1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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