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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사

후들후들~기숙사 귀신 대소동!

어린이과학동아 2007.07.15 14호

“악! 귀…, 귀신이다!” 무더위로 후끈 달아오른 여름밤, 시계바늘이 12시를 가리키자 겁에 질린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귀신이 나타났단 소리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닥터고글과 냥냥. “헙, 헙!” 당찬 기합으로 두려움을 툭툭 털어 내는데…. 냥냥, 정말 귀신이면 어떡하지?

[소제시작]사건 의뢰 - 기숙사에 귀신이 산다[소제끝]
이 곳은 과학에 재능 있는 학생들만 들어간다는 가이스트대학교의 기숙사. 이 학교에서도 높은 학점을 자랑하는 허약골 군은 오늘도 밤 12시가 되자 귀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아흑~, 나 너무 무서워요 닥터고글. 벌써 며칠 째인지 몰라요. 밤 12시만 되면 귀신이 휘리릭 지나다닌다구요.”

“많이 놀라셨군요. 그런데 귀신이라니…, 사실 잘 믿기질 않습니다. 혹시 꿈을 꾼 건 아닌가요?”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닥터고글은 우선 약해 보이는 허약골 군이 악몽이라도 꾼 건 아닐까 질문을 던진다. “천만의 말씀이에요!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구요. 분명 귀신의 그림자였어요! 우리 기숙사에 귀신이 살고 있다니, 엄마~!” 사실 가이스트대학교는 오래 전 공동묘지를 터로 삼아 지어진 학교였다. 그래서인지 한밤중에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리고 귀신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 학교를 다니는 동안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귀신을 보게 된다나?

“너무 겁먹지 마세요. 공동묘지에 세워진 학교에는 그런 소문이 있게 마련입니다. 소문은 소문일 뿐, 사건은 과학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닥터고글, 팔에 소름이 돋은 것 같은데 혹시…?” “하하하~, 좀 춥군요. 흠흠! 냥냥 어서 시작하자구!” “꺄아앙~ 니아옹!(떨지 마~!)”



[소제시작]사건 분석 1 꿈을 꾼 건 아니다?[소제끝]
“밤 12시만 되면 우선 삐그덕 거리는 문소리가 나요. 그 소리에 전 잠을 깨지요. 그리고 곧 이어 창문으로 검은 그림자가 휙~ 지나가요. 게다가….” “밤 12시의 문 소리와 검은 그림자라…. 게다가 또 뭐가 있나요?” “정말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귀신은 분명 제 방에 들어왔다 나가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탁자 위에 올려놓은 간식들이 감쪽같이 없어지거든요.” 간식이 없어진다는 말에 의심이 더욱 커진 닥터고글. 귀신이 음식을 먹고 갈 리는 없잖아?

“결국 단서는 한밤중, 문 소리, 그림자, 간식 이렇게 네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한밤중이라면 모두들 잠을 잘 시간인데….” 사람은 누구나 매일 잠을 잔다. 잠을 자는 상태는 뇌파, 눈동자의 움직임 등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뉘는데, 크게는 안구가 움직이는 렘수면과 안구가 움직이지 않는 비렘수면으로 나눌 수 있다. 잠을 자기 시작하면 먼저 나타나는 비렘수면은 얼마나 깊게 잠을 자느냐에 따라 얕은 잠인 1, 2단계와 깊은 잠인 3, 4단계로 나뉜다. 그러니까 피곤할 때 골아떨어지는 건 비렘수면의 3, 4단계인 것이다.

“비렘수면에 이어 나타나는 렘수면 동안에는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입니다. 이 때는 깨어 있을 때와 같은 뇌파가 발생해서 호흡이나 혈압이 불규칙해지기도 하지요. 이 렘수면 중에 꿈을 꾸는 거예요.” “닥터고글, 전 꿈을 꾸지 않았어요. 팔을 몇 번이나 꼬집어 봤다구요!”



[소제시작]사건 분석 2 잠자는 것도 각양각색[소제끝]
“꿈을 꾼 건 확실히 아니라고 하시고, 또 이렇게 누군가 간식을 훔쳐 먹은 흔적까지 있으니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기숙사에 잠버릇이 심한 사람이 살고 있진 않나요?” “잠버릇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있지 않나요?”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면서 잠꼬대를 하거나 뒤척이는 정도의 잠버릇은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잠버릇으로 보기엔 어려운 수면장애도 있답니다.”

수면장애로는 꿈에서 하는 행동을 자면서 실제로 하게 되는 ‘꿈행동장애’와, 자다가 갑자기 놀라서 깨어나는 ‘야경증’, 그리고 자면서 걸어다니는 ‘몽유병(수면행동장애)’이 대표적이다. 수면장애는 뇌에서 갑작스럽게 흥분파가 나오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깊은 잠을 잘 때 뇌파는 느리고 안정적인 형태를 띱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갑자기 깨어 있을 때와 같은 흥분된 뇌파가 나오면 뇌파가 불안정해지지요. 특히 일곱 살 전후 아이들은 뇌파가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아 정상이라 하더라도 이런 흥분파가 나오는 경우가 생긴답니다.” “아, 저도 책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야경증이나 몽유병은 비렘수면의 깊은 잠에서 일어나고, 잠에서 깬 뒤에는 기억을 잘 못하지요? 꿈이랑은 상관이 없고요.”

“오! 역시 가이스트의 학생답군요. 맞아요. 그리고 흥분파가 꿈꾸는 동안 뇌에 영향을 주면 꿈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하게 되는 꿈행동장애를 겪게 된답니다. 그나저나 이 기숙사에 특이한 잠버릇을 가진 사람은 정말 없나요?” “사실 옆방 친구인 몽이가 코를 심하게 고는 데다 이까지 갈아요. 듣기로는 사춘기 지나면서부터 계속 그랬다는데….” “빙고! 드디어 귀신의 정체를 찾은 것 같군요!”


[소제시작]사건 해결 - 몽유병을 잡아라![소제끝]
“자는 동안 코를 심하게 골거나 이를 갈고, 다리를 심하게 떨면(하지불안증후군) 우리 몸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깨어 있는 것과 같은 각성상태를 유지하려 합니다. 즉, 뇌파는 흥분 상태가 되기 쉽지요. 이런 사람들에게서 수면장애가 나타난답니다.” “그러고 보니 몽이는 늘 잠이 모자란다고,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고 말했어요. 그래서인지 좀 우울하고 어딘가 불안해 보였어요.”

수면장애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일어나면 이것은 단순한 잠버릇을 넘어 병으로 보아야 한다. 수면장애를 그대로 방치하면 잠을 푹 잘 수 없어 피곤이 쌓이기 쉽고, 면역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성장기 아이들은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키도 덜 자란다. 게다가 잠을 못 자면 우울해지고 불안해질 수 있으며, 특히 집중력이 약하고 부산스러운 주의력결핍장애(ADHD)가 되기 쉽다.

“어릴 때부터 몽유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어른이 돼서 수면섭취장애가 생길 수 있어요. 즉, 자다가 일어나 걸어다니면서 음식까지 먹고 다시 자는 거죠. 원래 밤에는 멜라토닌이 나와서 배가 고프지 않아야 해요. 하지만 몽유병이 오래 되면 뇌가 낮과 밤을 헷갈려 해서 밤에 멜라토닌이 제대로 나오질 않아요. 그 결과 배가 고프다고 느끼는 겁니다.”

“세상에! 그럼, 귀신이 아니라 몽유병 환자?” 그 사이 냥냥이 옆방 몽이의 상태를 알아왔다. 역시, 심한 코골이와 이갈이를 방치한 결과 몽유병에 수면섭취장애까지 생긴 상태. 이제 병을 알았으니, 내일 당장 병원에 가서 치료하기로 했다.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시간, 적당한 운동 등으로 잠을 잘 잘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잠을 못 자면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기 어려우니까요.” “닥터고글, 이제 저도 안심하고 푹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허약골 군이 고맙다며 내온 간식을 즐겁게 먹는 닥터고글과 냥냥, 그리고 몽이. 그런데 그 때! 다시 창문 밖으로 무언가 휙~ 지나가는데! 으악! 대체 저건 또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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