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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사

특집 동화처럼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아인슈타인-2

어린이과학동아 2005.07.01 13호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앨리스는 목이 말랐어요. 조금 지쳐 있기도 했고요. 그 때 어디선가 찻잔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앨리스가 다가가 보니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작고 아담한 테이블이 놓여 있고 주위는 홍차의 향기로 가득했어요. 앨리스는 의자에 앉아 온 몸을 기대고 맛있는 홍차를 마셨어요. 홀짝홀짝 다 마시고 고개를 드니 앞에 아인슈타인이 앉아 있어요. 헝클어진 곱슬머리에 헐렁한 스웨터 차림의 아인슈타인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지 바로 앞에 앨리스가 있는데도 모르는 듯합니다.

1905년, 바로 그 해에 아인슈타인은 다섯 편의 유명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노벨상을 안겨 준‘광전 효과’에 관한 논문을 비롯하여 분자와 원자의 세계를 설명하는‘브라운 운동’과‘특수상대성 이론’에 관한 논문이었어요. 이 눈부신 성과는 과학의 역사를 바꿀 만큼 중요한 사건이라 1905년을‘기적의 해’라고 부른답니다. 디지털 카메라와 레이저, 원자력 심 지어 음주측정기까지 모두 아인슈타인 덕분에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이에요.

“으흠…, 저… 저기 아인슈타인 박사님!”
다정한 눈길로 앨리스를 바라보며 아인슈타인은 입을 열었어요.
“앨리스구나! 토끼가 널 여기까지 안내해 주었니? 해마다 많은 아이들이 여기 이상한 나라에 와서 재미있는 여행을 하고 간단다. 난 아이들을 너무 너무 좋아하거든.”


1.별명을 알고 싶어요
Q : 아인슈타인 박사님은 별명이 있나요?
A : 하하. 앨리스, 네 별명은 뭐지?
Q : 글쎄요. 만날 사고만 친다고 해서 언니는 저를‘작은 사고뭉치’라고 불러요.
A : 그래? 귀여운 별명이구나. 내 별명은‘게으른 개’였단다. 어린 시절의 나는 무척 장난이 심하고 괴팍해서 심지어 동생 마야의 머리에 구멍을 내려고 괭이를 산 기억도 있지. 학창시절에는 늘 건성으로 공부하는 것처럼 보여 교수님은 나를 게으른 개라고 부르기까지 했
단다.

2.히틀러와 원수 사이
Q : 별명 얘기를 하니 괜히 얼굴이 붉어지는구나. 다른 궁금증은 없니?
A : 독일의 히틀러 있잖아요. 히틀러가 박사님을 싫어해서 현상금까지 걸면서 박사님을 해치려는 나쁜 계획을 세운 이유가 뭐죠? 잘못하신 거라도 있으세요?
Q : 그건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이지. 유대인은 오랫동안 나라 없이 떠돌면서 차별받아 왔어. 히틀러는 공동의 적을 만듦으로써 국민을 단합시키려 했단다. 표적은 바로 유대인이었고, 이 때 많은 유대인들이 강제수용소에 격리되어 목숨을 잃었지.
A : 인종 때문에 차별받는 일은 없어져야 해요!
Q : 그렇지. 유대인은 유일신을 믿고 신으로부터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단다. 또 유대인만이 신의 구원을 받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다른 민족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된 거야. 하지만 유대인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 유대교를 믿는 것은 아니란다. 난 열세 살 때, 칸트의 책을 읽으며 무비판적인 종교보다는 과학과 철학처럼 명확한 세계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지.

3.타고난 천재였을까?
Q : 열세 살 때 어려운 철학책을 읽다니 박사님 정말 대단해요! 그런데 박사님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았나요?
A :그렇지는 않았지. 내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단다. 내 머리 모양이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 크고 울퉁불퉁했거든.
Q : 큭큭~!
A : 곧 머리 모양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단다. 말을 배우는 것이 늦어 세 살이 되어서야 입을 열기 시작했어. 그리고 난 천재라기보다는 다만 열정적인 상상력과 호기심을 가졌지. 상상은 지식보다 더 중요한 거란다. 지식의 세계는 제한되어 있지만 상상은 모든 경계를 허물 수 있거든. 나는 사소한 문제라도 의문이 풀릴 때까지 물고 늘어졌지.
Q : 아! 알겠어요. 박사님의 사고실험도 다 그 상상력 덕분에 가능했던 거네요.

4.한국에 올 뻔 했다던데….
Q : 박사님이 한국에 오실 뻔했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A : 나는 예루살렘에 유대인을 위한 대학을 짓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강연을 하며 모금활동을 벌였지. 그래서 노벨상을 타게 됐다는 소식도 1922년에 일본으로 향하고 있던 배 위에서 들었단다. 그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도 겨레의 혼을 길러 줄 민립대학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고 나를 초청하려 했지. 우린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던 거야. 결국 한국에 가지는 못했지만 나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미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단다. 평화를 지키는 것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나는 당당하게 내 목소리를 낼 각오가 되어 있었지.

5.발명은 나의 친구
Q : 저는 발명에 관심이 많은데 박사님이 직접 발명한 물건들은 없나요?
A : 어려서부터 발명가였던 삼촌의 영향을 받고 자란 나는 젊은 시절 스위스 특허국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됐지. 나의 첫 발명품은 브라운운동을 연구하면서 만든 작은 측정기였어. 그리고 독창적인 모양의 비행기 날개를 설계하기도 하고 회전 나침반도 만들어 냈단다.
Q :나침반이요?
A : 응.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나침반을 사 주셨지. 나침반이 언제나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게 내 눈에는 무척 신기하게 보였단다. 그 바늘을 일정한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자연의 힘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 그 밖에도 가정용 냉장고나 자동 노출 카메라, 보청기도 내 발명품이야.

6.아인슈타인 서포터즈
Q : 정말 대단해요. 박사님!
A : 뭘, 이 정도 가지고…. 크크크. 내가 이룬 일들은 모두 혼자만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주위의 도움이 컸지.
Q : 아이, 박사님 겸손하시기도 하세요. 그럼 아인슈타인 서포터즈를 소개해 주세요.
A : 아인슈타인 서포터즈? 하하! 우선 대학 시절에 만난 그로스만을 소개하지. 착실하고 꼼꼼한 성격이었던 그는 수학에도 뛰어나서 늘 내가 공부하는 것을 도와 줬지. 훗날 취리히 연방 공대 교수로 있으면서 나와 함께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기 위한 공동 작업을 했단다. 마찬가지로 대학동창이었던 베소는 나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친구였어. 나는 그와 토론하는 도중에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지. 내가 상대성이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이야기한 상대도 바로 베소야. 마지막으로 에딩턴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지지했던 과학자였어. 전세계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았는데 말이지. 나는 태양과 같이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빛이 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검증하지 못해서 답답해하고 있었지. 그런데 1919년 개기일식 때 에딩턴은 서아프리카에서 태양 주변에서 빛이 휘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나의 이론을 증명했단다.
Q : 아! 그렇군요. 하지만 결국은 박사님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놀라운 결과를 얻은 거라고요.


멀리서 청동으로 만든 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댕댕~! 수많은 나뭇잎들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앨리스의 얼굴로 떨어졌어요. 앨리스가 눈을 비비며 일어서자 갑자기 토끼가 나타났어요.
“어때? 즐거운 여행이었니? 이제 가야 할 시간이야. 빨리 가지 않으면 시간의 문이 닫힐지도 몰라. 서둘러!”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구불구불 어지럽게 휘어져 있는 길을 달리며 외쳤어요.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어. 집에 돌아가면 언니에게 자랑해야지. 아마 믿지 않겠지? 그런데 여긴 마치 시간이 정지해 있는 곳 같아….”

“앨리스, 일어나! 참 오래도 자는구나!”언니는 앨리스의 얼굴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나씩 털어 내고 있어요. “아, 꿈이었잖아.”앨리스는 토끼를 만난 것부터 시작해서 아인슈타인과 홍차를 마시며 한 이야기, 빛에 관한 사고실험까지 언니에게 모두 이야기했어요. 황금빛 오후는 저물어가고 언니는 앨리스에게 따스한 키스를 해 주었답니다. 우리 친구들도 이상한 나라의 아인슈타인을 만나러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나요? 그럼 토끼를 찾으세요. 호주머니에 시계를 넣어 다니는 토끼가 여러분을 이상한 나라로 데려다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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