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 포장 이사대작전(2)
어린이과학동아 2008.02.15
04호

RFID, 지구 끝까지 추적한다
RFID는 무선 주파수 인식기술의 약자로, 주파수로 물체를 구별하고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치입니다. 물체에 전자태그를 붙이면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리더기로 전자태그를 읽을 수 있어요. 전자태그에는 물체의 정보를 입력해 놓았기 때문에 무선 주파수로 물체의 정보를 알아 내 관리할 수 있는 거예요. 현재 국·공·사립박물관에서도 RFID를 이용한 표준유물관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답니다. 이 시스템으로 유물의 출입정보를 확인하고 무선 네트워크로 보안과 관리를 하고 있죠.

지금까지는 물건의 정보를 입력해서 구별하는 데에 바코드를 많이 사용했어요. 마트 계산대에서 직원이 스캐너를 바코드에 대면 자동으로 물건 이름과 값이 화면에 찍히는 걸 봤을 거예요. 하지만 RFID는 바코드보다 편리한 점이 있어요. 바코드는 스캐너를 직접 바코드에 대야 하지만 전자태그는 직접 리더기에 댈 필요가 없다는 거죠. RFID는 바코드의 역할을 전자태그가, 스캐너의 역할을 리더기가 해요. 그래서 중간에 장애물이 있어도 무선 주파수로 매우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답니다.
또 전자태그에 정보를 새로 넣어 얼마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생산된 물건인지 등 많은 정보를 담거나 수정할 수 있어요. 게다가 전자태그는 스티커 형, 꼬리표 형 등 형태가 다양해 유물에 맞춰 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조와 변조가 불가능해 유물을 지키는 안전장치도 된답니다.
[소제시작][고고씽 비법3]조심조심 전시하기[소제끝]
잘날라 운송의 첨단 시스템이 정말 대단하군요! 하지만 고고씽 운송의 마지막 비법을 들으시면 생각이 달라지실걸요? 운송의 마무리인 전시야말로 고고씽 운송의 손길이 꼭 필요한 과정이거든요. 여러분도 긴 여행을 하면 지치고 피곤하죠? 유물도 마찬가지랍니다. 유물은 도착해서 하루 정도 푹 쉬면서 현지의 온도와 습도에 천천히 적응하죠. 그 동안 저희 고고씽 운송은 유물이 최상의 상태로 전시되도록 알맞은 환경을 만든답니다.

먼 길을 달려온 유물들은 포장을 뜯지 않고 유물 휴게소 같은 해체포장실에서 현지 적응을 하지요.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와 바깥은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해체포장실에서 하루 이상 머문답니다. 해체포장실에서 포장을 뜯을 때는 유물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을 흘리지 않도록 포장종이도 버리지 않고 모아 두죠. 이 과정에서 운송 중 유물이 손상되진 않았는지 작품상태 기록카드를 보며 전문가와 함께 꼼꼼히 살펴봅니다.

해체포장실을 지나면 거대한 금고 같은 수장고가 나옵니다. 유물이 전시를 기다리고 머무는 유물의 호텔 같은 곳이죠. 그만큼 항온항습이 중요하답니다. 항온항습기는 전기 히터나 냉매가스로 온도를 15~20℃로 유지해 줘요. 또 습기가 너무 많으면 공기를 차게 식혀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방법으로 습기를 제거하고, 너무 건조하면 공기 중으로 물을 증발시켜 항상 습도를 50~55%로 유지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수장고는 홍수처럼 물에 잠기는 상황을 대비해야 해요. 실제로 부산시립미술관 수장고는 미술관 전체가 물에 잠겨도 6시간이나 버틸 수 있답니다. 수장고의 벽면과 천장은 습기 조절에 탁월하고 뒤틀림이 없는 오동나무로 만들어요. 바닥은 작품 운반이 잦아 흠집이 나기 쉽기 때문에 튼튼하고 병충해에 강한 은행나무로 만들었답니다.

전시실의 빛은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열은 유물의 착색물질을 분해시키거나 산화반응을 일으켜 유물의 색을 바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거든요. 특히 햇빛의 자외선을 계속 쬐면 산화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 탈색 현상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전시실엔 보통 창문이 없고, 창문이 있다면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게 반드시 자외선 차단필름을 붙인답니다. 형광등에도 자외선 흡수필터를 붙이지요.
카메라 플래쉬처럼 짧은 기간 강렬한 빛에 노출되는 것도 퇴색, 탈색의 위험이 커요. 그래서 관람객이 사진을 찍는 걸 막는 거죠. 오랫동안 약한 빛을 비춰도 빛이 누적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유물에 해를 준답니다. 옛날 서책 등은 빛에 더 약하기 때문에 촛불 다섯 개 정도인 50럭스(lux)의 조명을 하지만 빛이 유물에 누적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교체를 해 줘야 합니다.
만들어진 지 오래된 유물들은 사람으로 치면 병자나 노인 같은 상태라 늘 세심히 보살펴야 해요. 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그래도 우리 고고씽 운송에서 운반해 전시한 유물을 보고 즐거워하는 여러분을 보면 정말 보람이 느껴져요.
[소제시작][잘날라 비법3]복원까지 확실하게[소제끝]
흠~, 아무래도 잘날라 운송의 마지막 비법을 공개해야겠군요. 아무리 조심히 잘 다뤄도 실수로 유물이 파손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전문가의 손길이 꼭 필요하지요. 왜? 유물은 소중하니까요! 잘날라 운송에서는 꼭 작가나 전문가에게 연락을 해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합니다. 도착지의 시설과 담당 전문가의 능력을 종합해 복원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유물을 그대로 돌려보낼지, 현장에서 복원할지 결정합니다.
복원을 할 때 유물이나 작품은 이동을 적게 할수록 좋기 때문에 전문가가 직접 와서 복원하죠. 물론 전시 뒤에도 유물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전시 중에 관람객이 작품을 만지거나 해서 손상이 일어났을 때에도 원래대로 처리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복원 서비스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잘날라 운송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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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G_l11}목재 등 가볍고 약한 부분을 복원할 때 빛을 발하는 건 ‘파라비드 비72’라는 아크릴 계열 접착제랍니다. 보통 접착제는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변하는데, 이 접착제는 누렇게 변하는 정도가 매우 적은데다 맑고 투명해서 붙인 흔적이 잘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죠. 특히 아세톤에 쉽게 녹기 때문에 후손들이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다시 복원하려고 기존 접착제를 제거할 때 아주 손쉽고 깨끗하게 없앨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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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이 후두둑~ 떨어졌다고요?
그림은 찢어지거나 온도, 습도의 변화로 훼손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해요. 고흐의 ‘해바라기’처럼 유화로 그린 작품은 오톨도톨 칠한 유화 물감이 떨어지기도 하죠. 이럴 땐 아교나 베바(Beva)라는 필름형 접착제를 사용해 복원을 합니다. 얼룩이 생겼거나 물감색이 변했을 땐 그 원인을 찾아 전문가가 다양한 방법으로 복원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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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이 쨍그랑~ 깨졌다고요?
이 예수상은 영국에서 19세기 초에 유리 성분을 넣어 구워 낸 석상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문가가 직접 일본으로 가서 일본 동복예술공과대에서 파손 부분을 처리하는 모습이에요. 이동 중 높은 곳에서 떨어져 크게 파손된 이 석상처럼 석조, 도자기, 금속 작품 등은 유물 전체 무게를 견딜 만큼 잘 붙여야 하므로 힘이 약한 접착제는 쓸 수 없어요. 이럴 땐 ‘*에폭시’를 쓰지요. 강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튼튼하게 유물을 복원할 수 있지만 붙인 흔적이 남는 단점이 있답니다.
* 에폭시 : 합성접착제의 하나로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 없고 접착력이 매우 크다.
[소제시작]유물 운송은 내 운명![소제끝]
어때요? 잘날라 운송과 고고씽 운송이 서로 최고라고 뽐내는 과학적인 운송 비법이 놀랍지 않나요? 유물을 여러분에게 보여 주기 위해선 이렇게 계획과 포장, 운반과 전시, 복원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답니다.
인류의 역사를 알려 주는 소중한 유물과 작가들이 혼신을 다해 남긴 작품을 잘 운반하기 위해서 무려 6개월~1년 이상 계획하고 준비를 하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유물이 전시되면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다른 나라나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살아 숨 쉬는 유물과 귀한 작품을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거랍니다.
그나저나 그 동안 쌓아 온 비법을 공개하며 ‘유물 운송은 내 운명’이라고 외치는 잘날라와 고고씽 운송, 과연 어느 업체에게 운송을 맡기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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