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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까님 글쓰기 이벤트 참여] 별

정서아 기자 7레벨 2021.05.13 14:30

 

※주의: 이 소설에서 '문 별' 은 남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어과동 소설 분량 레전드.※













 

"안녕하세요?"



 

길을 가다가 나에게 말을 건 누군가에 흠칫 놀라 재빨리 경계 태세를 취했다. 나에게 말을 건 그녀는 나의 반응에 살짝 놀란 듯 싶었지만 곧 차분해져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17살 은빛늑대 수인 유이리씨. 반정부군 비밀 반인반수 조직 다쓰(D.A.T.H.)의 리더이자 보스인 코드네임 루나입니다."



 

내 신상 정보는 어떻게 알았지? 부상을 입은 오른쪽 눈의 후유증으로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왼쪽 눈을 힘겹게 부릅뜨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반인반수가 아닌 인간일 수도 있어. 나를 잡아가서 끔찍한 생채실험을 할 속셈이 있는 정부군일 수도 있다고. 반정부군 다쓰? 개소리 잘도 하네.



 

"……볼일 없으니까 가시죠."



 

그녀에게서 슬금슬금 멀어지고 있었을 때 그녀가 갑자기 한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문 별."
꼭…… 내 삶의 몫도 같이 살아줘. 꼭이야.



 

그녀의 목소리와 동시에 인간에 의해 죽은 자신의 오랜 친구, 한랑의 마지막 한 마디가 귓가에 멤돌았다.



 

……별이.



 

나의 유일했던 수인 벗.



 

큰 나무처럼 항상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묵묵히 함께 고난을 헤쳐나가게 해준 친구였지만.



 

지금은 없는 신기루 같은 존재.



 

그와 나는 잡혀 들어온 인간의 기지에서 탈출을 하려다 그만 들켜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나를 대신해서 온 몸에 수도 없이 많은 총알을 받아내고 꾸역꾸역 나에게 도망가라고 외치던 그의 외침이 생각나 손이 자동적으로 벌벌 떨렸다.



 

그를 두고 도망쳐나온 나는 너무나도 큰 죄책감을 느꼈다. 한번은 스스로 죽으려고도 했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유언과, 그를 죽인거나 마찬가지인 내가 치러야 하는 대가는 이 고통스러운 세상 속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살아남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문별을 위해서라도 우리를 따라오세요."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별이를 위해서라도 따라오라 마라야? 따라가도 내가 뭘 할 줄 알고? 꿈 깨라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 순간 너무 흥분을 한 탓인지 점점 내 몸이 혼현화가 되려고 했다. 눈은 푸른빛으로 물들어 빛나기 시작했고 머리에서 뾰족한 귀가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나를 진정시킨건, 다시 한 번 들려온 그녀의 나른하고도 낮은 목소리였다.



 

"당신은 지금, 수인들은 절대로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정곡을 찌른 그녀의 차분한 음성에 몸을 움찔, 떨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인간들에게 세뇌당해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수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1.3 퍼센트, 나머지 28. 7은 인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인들 중 중종 수인은 80 퍼센트, 20퍼센트는 경종 수인들입니다. 그리고 인간과 수인의 체력 차이는 생각보다 많이 납니다. 인간이 한 바퀴를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운동장을 수인은 같은 시간에 5바퀴를 돌 수 있는 거대한 차이점이 있으니 말이지요."



 

이 이야기를 듣고 떠오르는 생각은 없습니까? 살짝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그녀의 눈을 보고 처음 든 감정은 허탈감과 허무함, 그리고 나머지는 분노였다. 얘기를 듣고 보니 이 여자가 하는 말 중에서는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



 

인간의 무식한 실험으로부터 만들어진 수인은,



 

인간이 억지로 세뇌시킨 그 거짓을 몇백년동안 믿고왔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쓰 조직 본사에 가서 하죠."



 

그렇게 나는 그녀와 함께 다쓰가 위치한 곳으로 발걸음을 떼게 되었다.




 

-

 

(작가 시점)




 

"이게…… 정말……."



 

이거 진짜에요……? 믿기지 않다는 표정으로 루나에게 물은 이리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앞에는 길고 번쩍번쩍한 로비가 펼쳐져 있었다.



 

30분 전, 이리가 루나를 따라서 간 곳은 수풀 속의 평범한 한 흙바닥이였다. 루나가 흙바닥을 몇 바퀴 돌아다니다가 한 부분의 흙을 꾹 누르자, 그 흙이 푹 꺼지면서 끝없는 지하로 내려가는 한 통로가 펼쳐졌다. 그 안에 손을 집어넣고 무언가를 건드리자 안에 밝은 불빛이 차례대로 켜지면서 계단이라는 것을 알았다.



 

10분정도 그들이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른 철문이 나타났다. 루나가 그 철문 손잡이에 붙어있는 잠금장치를 열고 지문인식과 홍체인식 등 철저하게 세워둔 보안을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육중한 문이 철컥, 소리를 내며 열리고 그 안에 번쩍번쩍할 정도로 반들반들하게 닦여진 대리석 바닥과 수도 없이 많은 문들, 그리고 왼쪽에는 안내 데스크가 있는 복도 겸 로비가 펼쳐졌다.



 

"……."



 

"이곳은 반란을 일으키려 모여든 수인들이 만들어낸 곳입니다. 회장실로 가서 자세한 얘기를 드리겠습니다."



 

그들이 간 곳은 구석진 곳에 위치한 한 문이였다. 그 문을 열자, 아늑하면서도 한편으론 경직되고 딱딱한 느낌이 풍기는 방이 펼쳐졌다. 한쪽에는 서류가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책상과 컴퓨터가 펼쳐져 있었고 다른 두 쪽 벽면은 모두 다 책이 빼곡히 채워진 책장이 막고 있었다.



 

"앉으시죠."



 

루나는 방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탁자에 가서 친히 의자를 빼주며 이리에게 손짓했다. 아직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상황 파악이 안 된 이리는 고분고분 그녀의 말에 따를 뿐이였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요. 음…… 아,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것 같습니다."



 

"……."



 

"300년 전, 한 인간 가족이 있었습니다."



 

이리는 그렇게 그녀의 이야기로 빨려들어갔다.




 

-




 

맏아들과 막내 딸을 둔 그 가족은 매우 화목했습니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말이지요.



 

그 가족의 아버지는 정부에서 일하는 고위 연구원이셨습니다. 그는 생명을 깃털보다 가볍게 생각하는 생체실험을 끔찍히도 싫어하시고 혐오하셨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겉으로만 국민들에게 깨끗한 척, 선량한 척은 다 하면서 안에서는 온갖 더럽고 썩어 문들어진 짓들을 하지요. 물론, 생체실험도 빠지지 않고요.



 

그런데 정부가 실시한 그 생체실험이란 것은, 정말 이상했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DNA를 합쳐 반인반수를 만드는 실험이였습니다. 모든 연구원들도 처음에는 코웃음을 쳤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실험을 한번 해봤습니다.



 

그들의 동료 연구원으로요.


 

반인반수가 되는 약이 몸에 억지로 투입된 그 연구원은 갑자기 거품을 물고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그의 눈이 번쩍 떠지면서 서슬퍼렇게 빛났지요. 하지만 그 연구원은 실패작이 되었습니다. 반인반수가 아닌 짐승의 습성을 가진 인간으로 변해버렸으니 말이지요.



 

결국 그는 그의 동료들의 손에 의해 죽었습니다.



 

하지만 추악하게도 그의 동료 연구원들은 슬퍼하긴 커녕, 희망을 찾았다며 더욱더 그 연구에 미쳐버렸습니다. 하나, 둘씩 그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사라져갔습니다. 연구원들이 사라지는 것이 일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한 다른 연구원들은 이번엔 국민들을 하나, 둘씩 납치해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겨우 버티던 그 가족의 아버지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도 그쯤이였죠.


 

연구소 안에서 유일하게 선했던 그는 정부에게 요구를 했습니다. 당장 이 잔인한 짓거리를 그만두라고요. 아니면 이 모든 걸 전 세계에 까발릴 거라고요. 하지만 정부는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연구실에서는 드디어 실험을 성공했습니다.



 

……반인반수 실험을요.



 

그것을 안 아버지는 그날 밤, 연구실에 남아있던 모든 실험 기록을 불태우고 도망쳐나왔습니다.


 

그의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말이죠.



 

그는 이제 그의 가족들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보력을 실로 엄청났습니다.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그의 집과 정보를 탈탈 털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실로 엄청난 보복을 내렸지요.



 

바로 그가 사랑하는 그의 자식들을 반인반수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의 아이들은, 저절로 약의 첫 투입 대상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그 약의 성분으로만 성공이라고 판단했지, 실제로 투입은 아직 안 했던 채였으니까요. 정부군들은 신이 난다며 어서 투입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 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입이 막힌 채 의자에 묶여 그들의 자식들이 끔찍한 생체실험의 주인공이 되는 광경을 두 눈을 뜨고 지켜보아야 했지요.



 

아직 5살밖에 되지 않던 쌍둥이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군은 그들에게 닥치라고 욕을 지껄이며 약을 투입했습니다.



 

약이 투입된 후,



 

거기에 있던 정부군은 모두 다 죽었습니다.




 

-




 

"뭐라고요……?"



 

이리는 터무니없이 끝난 이야기에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그 뒤로 정부는 약을 조금 더 보완하여 반인반수를 대량으로 만들어내 산업화를 하였습니다. 그 때가 이 지옥의 시발점이였죠. 또, 거기에 있던 연구원들은 수인이 되어버린 그 아이들이 모두 죽여버렸습니다. 그 아이들은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절대 죽지 않는…… 약의 첫 투입의 부작용으로, 한마디로 영생을 사는 전설 속의 존재가 혼현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 아이들은 그 뒤로 정부를 미치도록 증오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망가뜨리고 이 개 같은 세상을 평생토록 살게 만들었으니까요."

 

 

 

루나는 그렇게 말하고 이를 빠득- 갈았다.

 

 

 

"그럼 지금 그 아이들은……."

 

 

"여기 있습니다."

 

 

 

"네?"

 

 

"당신 앞의 저가. 그 여자아이입니다."

 

 

 

"!"

 

 

 

"제 본명은 문 달. 문 별의 동생이자 구미호 수인인,

 

 

 

 

 

D.A.T.H. , Destroy All The Humans의 리더이자 보스, 코드네임 루나입니다."

 

 

 


 

 

-

 

 

 

세 달 후.

 

이리는 다쓰에 합류하기로 했고, 달에게 이 다쓰에 있는 모든 수인들은 반란을 꿈꾸고 있다는 걸 들었다. 그들은 인간들의 세뇌를 이겨낸 자들이고, 다쓰 조직은 200년 전에 달이 개설하여 지금까지 먹잇감에게 소리없이 다가가는 뱀처럼 조용히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지금 다쓰 조직은 전 세계에 퍼져 있고 모두 같은 날짜, 같은 시간에 인간들을 멸망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럼 본인과 별이는 왜 다른 삶을 살았는데요?

 

 

달에게 물었다. 확실히, 별은 그냥 나와 함께 끔찍한 반인반수의 삶을 계속하다가 죽어버렸는데 달은 이렇게 반정부군을 만들어내고 정부에 대한 증오가 날로 커지는 것을 눌러 참으며 기다렸기 때문이다.

 

 

"예부터 믿음을 상징했던 드래곤 수인이었던 별은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자신은 밖에서 희망을 잃은 반인반수들의 벗과 믿음이 되어 제가 개설해나갈 새로운 미래를 맛볼 수 있도록 살려둘 역할을 한다고 말이죠.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별의 희생이었네요."



 

달은 창밖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반란까지 30일 남았습니다. 저 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저희는,

 





 

 

인간들의 굴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볼 것입니다."

 


 

 

 

-

 

 

 

 

- 코드네임 LUNA, 모두 위치로.

 

 

정확히 30일 후 밤. 그날은 별들과 어슴푸레 뜬 그믐달까지 그들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달은 다쓰에서 수인들에게 비밀리에 훈련을 진행하였기 때문에-물론 이리도 포함이다-모두 인이어와 총, 그리고 짧은 단도를 쥐여주었다. 그리고 나가기 전 오후 7시경,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시켰다.

 

 

"저희는 300년 동안  잔인한 인간들의 손에 놀아났습니다."

 

 

 

"……."

 

 

 

"그들은 저희를 사고팔고 물건처럼 다루었으며, 자신들의 심심풀이, 스트레스 풀이 용 인형으로도 썼습니다."

 

 

 

"……"

 

 

"비록 저희의 시작은 힘없고 약했습니다."

 

 

"……."

 

 

 

"하지만 200년 동안 성장해왔던 저희의 조직의 끝은 크고 화려할 것입니다."

 

 

 

"……."

 

 

"시작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하리."

 

 

 

꿈꿔왔던 반란을 저희가 드디어 이룹니다. 당신들은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강하며, 누구보다 현명합니다. 그럼,

 

 

"행운을 빌겠습니다."

 

 

 

 

 

 

pm 9:00


 

그렇게 달과 수인들은 정부의 기지로 습격하고 다른 이들은 마을 곳곳으로 숨어들었다. 조류와 같이 날 수 있는 수인들은 B 팀으로, 하늘에서 인이어로 상황을 보고하였고 힘이 약한 경종 수인들은 C 팀으로, 도망쳐 나오는 인간들을 모두 사살하기 위해 총을 들고 입구에서 대기를 했다. 습격을 하고 돌격을 하는 강한 중종 수인들은 A 팀이 되어 보이는 인간들을 모두 습격할 준비를 했다.

 

 

-코드네임 LUNA,

 

 

 

 

모두 돌격.

 

 

 

달의 말 한마디와 함께 전 세계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




 

"으아악!! 짐승들이 미쳤다!!"



 

모든 수인들은 각자 혼현화가 되어 눈을 서슬 퍼렇게 빛내며 인간들에게 달려들었다, 막현던 수도꼭지가 터지듯이.



 

순식간에 전세계가 혼비백산이 되었다. 도망치던 인간들은 중종들에게 물어뜯기거나 경종들의 총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였다.



 

「비상입니다. 비상입니다. 전 세계의 수인들이 인간을 멸종시키려고 작정을… 치지직…」



 

라디오로 상황을 보고하려던 정부도 갑자기 끊기는 통신에 당황하다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 으르렁대는 짐승들 때문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확실히, 인간들은 희망이 없었다.








 

am 12:30

 

-코드네임 V, A-5 팀입니다. 살아있는 수인들을 제외하여 부산을 몰살했습니다.

 

-코드네임 jave, A-7 팀입니다. 살아있는 수인들을 제외하여 대구를 몰살했습니다.

 

-코드네임 K, B-1 팀입니다. 서울 강남구 쪽에서 전파가 감지되었습니다. 서울 담당 A-1, A-2 팀은 확인 부탁드립니다.



 

모두 다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이 되었다. 달은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 오랜만에 혼현으로 변해 아홉 개의 꼬리를 살랑이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확실히…… 인간이 우리의 조상이 맞긴 맞구나."



 

불바다가 되어버린 도시를 보며 약간 울컥한 감정이 들었다. 달은 300년동안 꿈꿔왔던 반란을 드디어 성공하여 감격스러운 감정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곳 뷰가 가장 죽여줘. 불꽃놀이를 구경하듯, 달은 여유롭게 보랏빛 눈을 깜빡이며 바람의 살랑거림을 느꼈다.






 

am 2:00

 

귀에 꼽힌 인이어에서 달은 차례차례 모든 도시들을 부숴버렸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제서야 달은 일어나서 옥상 난간 위에 걸터앉았다. 저 하늘 위에 떠있는 그믐달과 옥상에서 은색빛 머리칼이 흩날리는 달은 정말 잘 어울렸다.



 

"저기…… 어."



 

어느새 달이 있는 곳으로 올라온 이리는 그녀를 부르려다 뭔가 자신이 흐름을 깬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말을 멈췄다.



 

"말하세요."



 

그녀가 작게 일렁이는 보랏빛 눈을 이리에게로 돌려 말했다.



 

"다 끝난 것 같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인간은 하나도 없을거에요."



 

"수고하셨어요."



 

달이 사뿐 뛰어내려와 이리의 어깨를 손으로 두어번 두드린 다음 옥상 문을 향해 걸어갔다.



 

"저, 저기!"



 

그 순간 이리가 달을 부르자 달이 우뚝 멈춰섰다.



 

"저…… 그……."



 

몇초 우물쭈물거리던 이리가 미동도 없이 멈춰서 기다리고 있는 루나에게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당신도 수고하셨어요……!"



 

"피식…… 고마워요."



 

눈부시도록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였다.


















 

.

 

.

 

.













 

(20년 후)

 

세상은 많이 변했다. 300년의 고비를 넘겨버린 수인들은 실로 강하고 강했다. 그들의 세상에 이제 '인간'은 없어졌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수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일은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일이 되었다.



 

다쓰 조직은 곧 이름은 '와트(W.A.T. , We Are Therianthrope)' 로 바꾼 뒤 전 세계에서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는 대기업이 되었다. 다쓰 조직에 있던 수인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삶을 찾아 떠났지만 대신 진짜 와트 회사에 취업을 하려 몰아치는 수인들의 수는 감당도 되지 않았다.
(*therianthrope: 신화같은곳에 나오는 반인반수)



 

물론 회장은 여전히 문 달.



 

-똑똑



 

"들어오세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가 변화하였다. 대표적으로,



 

"달아, 나왔어!"



 

"아, 이리구나."



 

이 둘이 반말을 하게 되었다는 것?



 

"여기 회사다, 이리야. 존댓말 써야지."



 

"싫은데."



 

이리는 달의 전속 비서가 되었다. 첫 만남이 그렇게 평범하지 않았던 둘이지만 이제는 둘도 없는 가족같은 사이가 되었다. 문별의 빈자리가 각자로 채워진 것이다.



 

"이리야, 내일 문별이 기일인건 알지?"



 

"……응."



 

"올해는 꼭 가자."



 

"……그래야지."



 

이리는 아직도 별의 이름만 들어도 손이 덜덜 떨리는 데다 가슴이 쑤실 듯 아프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너무 늦었다. 가야 한다.



 

"이리야."



 

"……."


 

이리는 자신을 부르는 달의 목소리에 푹 숙여졌던 고개를 들었다. 달은 이리의 눈을 깊게 맞추고 얘기를 이어나갔다.



 

"Carpe diem."



 

"……?"



 

"순간을 충실히 살라."



 

"……."



 

"이리야, 더이상 과거에 휘둘리지 마."



 

"……."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야. 물론 별이가 그립고 구하지 못 한게 후회되겠지. 하지만 그럴 시간에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혜롭게 살아. 우리에겐 언제나 죽음이 기다리고 있어. 별이에게는 그 죽음이 좀 더 빨리 왔을 뿐. 우리가 직접 개척한 이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



 

"그럼, 내일 가는걸로."



 

싱긋- 웃는 달의 모습에 이리는 눈물을 떨어뜨리며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

 

(다음날)





 

"별아 안녕?"



 

이리와 달은 인간들 때문에 죽어버린 여러 수인들을 기억하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별의 사진이 붙어있는 곳으로 갔다. 사진 속에서 별은 밤하늘의 별들보다 환하게. 정말 환하게 웃고 있었다.



 

"너 진짜 나빠. 우리 죽을 때까지 친구하기로 했잖아. 먼저 죽어버리면 어떡해."



 

달을 옆에 두고 이리는 별에게 천천히 하고싶은 말을 했다.



 

"그래도…… 거기 가서 행복하면 됐어. 너가 행복하면 나는 괜찮아. 이제 진짜 괜찮아. 괜찮을…… 거야."



 

별의 사진 앞으로 가서 이마를 맞댄 이리가 눈물을 흘리며 말을 했다.



 

"내년에 또 올게. 잘 있어. 내가 너무 보고싶어도 참아야 한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가진 뒤 이리는 달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



 

문을 나서자마자 이리는 주저앉았다. 왼쪽 눈에서만 눈물이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줄줄 흘렀다.



 

"달아. 나 이제 진짜 잊어야 하는데. 이제 진짜 괜찮아야 하는데. 이렇게 죽음을 슬퍼할 시간에 그 사람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왜 그게 안 될까?





 

미안해. 별아. 진짜 미안해. 너를 먼저 보내게 내버려둔 나는 너에게 정말 미안해.



 

미치도록 아름다운 하늘이 까매져 수많은 별들이 반짝일 때까지, 그렇게 그들은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













<작가말>

해피엔딩인듯 아닌듯
새드엔딩인듯 아닌듯

ㅋㅋㅋㅋㅋ

이제부터는 티엠아이입니다

1. 개똥벌레가 싸지른 글인지 바퀴벌레가 싸지른 똥인지 구별이 안감
2. 옛날부터 개쎈보스 구미호수인 여주를 쓰고싶었던 서까의 사심덩어리
3. 사실은 이런스토리가 아니고 개찌통물로 하고 싶었음 막막 그 쥔공이한테 말을 건 사람이 정부군인데 갑자기 눈앞이 가려지면서 잡혀들어와서 실험실로 질질질 끌려온다음 수인들은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고 자살하려는글로 쓰려했는데
4. 나는 그런거 못씀 ㅠㅋㅋㅋ
5. 달과 이리의 관계가 다른 이들보다 좀 더 깊은 이유는 그들 모두 별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동질감?을 느낌거죠
6. 이거 초반부에는 방탄소년단 wings 들으면서 적고 중반부에서는 불타오르네(ㅋㅋㅋㅋㅋㅋㅋ)듣고 마지막부분에서 블루엔그레이 들음. 서까의 화려한 ★감★정★변★화★
7. 사실 이거 제목을 '시작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하리' 라 하려고 했는데
8. 그냥 별이를 그리워하는 걸로 엔딩을 넣어서 바꿈
9. 사실 저게 그르케 창대한 끝은 아니자나여 그러쳐?
10. 내 또다른 이름은 수인처돌이!!
11. 맞춤법검사기 돌렸다.
12. 이건좀 티엠아지만 일기보다 열심히씀
13. ㅋㅋㅋㅋ긴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순간을 충실히 살라는 뜻과, 죽음은 잊기 어렵다는 소재가 메인이고 시작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하리는 그 메인을 넣기 위한 받침대일 뿐이였습니담ㅁ


댓추 꼭하긔~~

댓글14

  • 오유경 6레벨 2021-05-13 21:14

    0 0

    으어ㅡ어어ㅓ엉 저 구미호 진짜 진짜 좋아한다공요요
    ㅇ으어ㅓ어어 내 무덤은 여긴가봐요
    으응 늦어서 미안해요...학원갔다와서..
    아아 구미호구미호오오 제가 맨날 그리던 모습이랑 똑같아요(물론 상상으로.... 상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더군요)
    으윽 분명 1등하게 될 거에요..

    • 정서아 7레벨 2021-05-13 21:23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상상속의 구미호는 저것보다 훨신 골져스하고신비롭고말로형용할수없는아우라가풍긴(??)답니다

  • 민지수 4레벨 2021-05-13 18:32

    0 0

    와...  갓띵작 대박이네여

  • 박채란 7레벨 2021-05-13 17:33

    0 0

    와 잘 봤습니다! 혹시 이리가 그 늑대할 때 이리인가요...?
    +헐 서까님 분량이 10,000자가 넘어요ㅎㄷㄷ

    • 정서아 7레벨 2021-05-13 20:11

      0

      포폴에 답드렸습니당ㄱ~!

      +지짜요..??? ㅋㅋㅋㅋㅋ논술 원고지 숙제할때도 이렇게까진 안쓰는데ㅋㅋㅋㅋㅋㅋ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은채 7레벨 2021-05-13 16:07

    0 0

    "한국인이 좋아하는 분량"

  • 홍서연 5레벨 2021-05-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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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이 필요없는 갓작이네요.. (감동머금)

    • 정서아 7레벨 2021-05-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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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해요 ㅠㅠ 저도 감동머금

  • 권시윤 7레벨 2021-05-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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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분랑, 스토리, 필력 다 댑악이에요 춫 박을게요 

    • 정서아 7레벨 2021-05-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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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 공민서 5레벨 2021-05-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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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매스 문제는 2019년도 정부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 ☎문의 02-6749-3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