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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tra Sxxxt Hour! / 02화 : 정오의 메세지

이은채 기자 7레벨 2021.05.13 22:35

 

 

예고편  /  https://kids.dongascience.com/presscorps/postview/290113

 

00화 : -1 / 0  /  https://kids.dongascience.com/presscorps/postview/290473

 

01화 : 봄꽃 파이  /  https://kids.dongascience.com/presscorps/postview/291206

 

 

 

 

 

 

 

 

 

 

 

 

 

 

 

 

 

 

 

Extra Sxxxt Hour!

 

 

 

 

 

 

 

 

 

 

 

 

 

 

 

 

 

 

 

 

 

02화 : 정오의 메세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화이트데이 사건 이후에 그녀와 나 사이에는 아무런 진척도 없었다. 한 마디 말을 나누는 일도 없었다. 역시 그날 느낀 시선은 착각이었던 건가?

 

 

 

 

 따지고 보면 그 인형이 내가 둔 거란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가져가세요’ 같은 문장이 쓰인 카드 같은 것도 같이 두지 않았으니. 내 이름을 쓰지 않은 건 당연하다. 나는 목적도 달성했겠다 그날 일은 잊고 원래대로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늘은 일요일.

 

 ......인데, 모처럼의 휴일을 방해하는 초인종이 울린다. 나는 졸린 몸을 이끌고 일어나 재빠르게 문을 열었다. 최대한 빨리 열지 않으면 자명종을 방불케하는 초인종 세례가 쏟아질 것이다.

 

 

 

 문을 열자 상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커다란 쇼핑백.

 

 

 

 

 

 “이거. 엄마가 반찬이래.”

 

 “......”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곧바로 설명이 이어진다.

 

 

 

 

 

 “이건 아직 안 식었으니까 좀 이따가 냉장고 넣고, 이건 미역국인데 한번에 데우지 말고 나눠서 넣어 놓으래. 그리고 이건 전인데......”

 

 “.......”

 

 

 

 

 

 상대는 말을 하다 말고 나를 쳐다본다. 귀찮지만 이럴 땐 대답을 해 주자.

 

 

 

 

 

 “어.”

 

 

 

 

 

 그러자 상대는 만족한 듯 마지막 설명을 계속한다.

 

 

 

 

 

 “전자렌지 돌리지 말고 후라이팬에다 한번 구우래. 기름은 두르지 말고.”

 

 “응.”

 

 “그럼 난 간다. 밥 잘 챙겨 먹고, 가끔은 집에도 오라고, 엄마가.”

 

 “응. 조심해서 가.”

 

 

 

 

 

 대충 손을 흔들어 주고 나는 바닥에 놓인 가방을 들어올렸다. 꽤 무거운데. 어떻게 들고 온 걸까. 일단 집 안에만 들여놓았다.

 

 

 

 

 

 “아, 오빠!”

 

 

 

 

 

 간 줄만 알았던 여동생의 목소리가 창문가에서 들려온다. 무슨 일인지, 나는 슬리퍼를 끌고 창문으로 향했다.

 

 

 여기, 여기 좀 보라는 듯 밑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밑을 쳐다보니 부모님이 위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찡하게 밀려오는 감동에 나도 창밖으로 팔을 휘적휘적 흔들어 보였다.

 반찬 하나 갖다주는 데에 온 가족이 총출동인가. 다음 주에는 집에 가봐야겠다.

 

 

 

 

 

 

 말없이 가볍게 손만 흔들고 계단을 사뿐사뿐 걸어 내려가는 여동생을 보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음. 많이 기운이 돌아왔다. 악몽을 꾸고 난 뒤의 아침처럼, 언젠가 그 기억은 희미해져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내가 고작 이런 거에 겁먹었다고, 하며 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달은 여동생과 우리 가족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연속이었다. 그녀 때문에.

 

 

 

 

 

 

 

 

 

 중학생인 여동생은 나와는 3살 차이가 난다.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지내왔고, 작년까지는 이 동네에서 함께 살았었다. 지금 내가 사는 빌라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다사다난한, 특별히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남매였다.

 

 

 

 

 

 그러다 작년, 조금씩 날이 차가워지는 늦가을, 그 일이 일어났다. 여동생은 여느 때처럼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항상 지나는 골목에 일진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돈을 빼앗기고 짓밟혔다. 심한 정도가 선을 넘을 정도였다.

 

 

 일진 패거리가 다 떠나고 난 뒤의 골목에 엉망진창이 된 채로 쭈그려 울고 있는 걸 편의점에 가던 내가 발견해 데리고 왔다.

 

 

 

 

 

 

 그리고 여동생은 줄곧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부모님도 나도 달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여동생은 나를 특별히 미워했다.

 

 여동생이 그런 상태가 되니 집안의 공기가 싹 바뀌었다. 다들 신경질적이 되었고 싸움도 잦았다. 그야말로 새까만 악몽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여동생이 기운 차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를 조금씩 원래로 돌려놓았고, 희미하게도 새벽이 찾아왔다. 살던 이 마을을 떠나 근처의 신시가지로 이사도 했다. 나는 결국 학교 때문에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그렇게 길었던 밤이 끝난 지금이 되었다.

 

 

 

 

 

 

 

 여동생은 지금도 그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꺼려하지만, 상담센터에서 몇 번의 시도 끝에 알아낸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여동생을 구타한 일진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그 사건 전에 몇 번 우리 집에 찾아온 적이 있다는 것. 그 중 한 번의 초인종은 나도 들은 적 있었다. 초인종이 울렸을 때 당시에 여동생에게 물어보니 가끔 늦은 오후에 울릴 때가 있다고 했다. 그것이 그 사람들이라고 확신하게 된 건 문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깔깔대며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그 사람들은 나를 노리고 있었다는 점. 대화로 추정해 보건대 누군가의 명령으로 내 가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나도 걸리는 게 없진 않지만. 그래서 여동생은 나를 피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전부 여자인 4명의 일진들 중, 대장으로 보이던 여자를 누군가가 ‘솔’ 이라고 불렀다는 것. 그리고 그 여자는 우리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솔, 김솔. 김솔은 그녀의 이름이다.

 

 

 

 

 

 

 그렇게 찾은 그때 그 범인에게 나는 언젠가 복수를 해 주겠노라 다짐했다. 여동생에게 상처를 준 그녀에게. 집안의 무거운 공기에 짓눌려 몇 달의 삶을 망치게 한 그녀에게.

 

 

 

 

 

 

 

 

 여동생이 다녀간 후 나는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을 서핑했다. 식인냥 커뮤니티는 여느 때처럼 매일 출석한다. 오늘도 귀여운 배너가 나를 맞는다.

 

 ‘식인냥은 언제나 네 곁에.’ 식인냥 캐릭터의 캐치 프레이즈다. 스포일러니까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식인냥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화에 나오는 대사다. 식인냥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용 만화로 알려져 있지만 꽤 스토리도 작화도 볼만 한, 그런 애니메이션이다. 때문에 성인 팬도 적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게 이 커뮤니티고.

 

 

 

 마우스를 한가롭게 놀리며 글들을 보던 중, 핸드폰 진동이 한 번 울렸다.

 

 

 

 

 「할 말이 있어. 2시에 카페 그레이프 시드에서 만날래?」

 

 

 

 

 간결히 할 말만 정리된 문장. 보낸 번호는 내 핸드폰에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누구지? 내가 아는 녀석 중에는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도, 카페에 가자고 부르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아직 이름도 모르는 반 아이들 중의 한 명이거나......

 

 

 

 

 

 순간 그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볼이 살짝 뜨거워지는 걸 무시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게 정말로 그녀라면 나가서 확실히 하는 게 낫다. 아직 인형을 보낸 게 확실하지 않은 시점에서 내가 피한다면 정말 수상한 사람이 되는 거다. 다른 일일 가능성도 있는데.

 

 

 

 지금은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 조금 고민하다 옷을 갈아입고, 준비도 전부 했는데도 약속 시간까지는 한참 남았다. 미리 가서 시간을 때우기도 한심한 일이다. 침대에 멍하니 걸터앉아 있다 문득 정신이 들어 아까의 메시지에 답을 했다.

 

 

 

 「알았어.」

 

 

 

 문자를 보낸 사람이 그녀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저절로 답장에 사족을 붙이지 않게 되었다. 여기선 최대한, 간결하게. 아무런 사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느낌표나 이모티콘도 절대 안 돼.

 

 

 

 송신 버튼에 무겁게 손가락을 올렸다. 상대의 말풍선 하나가 바탕을 채우던 채팅창에 내 말풍선이 하나 올라갔다. 핸드폰을 침대에 뒤집어 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 천근만근, 몸에 힘이 빠지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 건지 상대의 답장은 생각보다 빨랐다.

 

 

 

 「그럼 거기서 만나자 :)」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까의 딱딱한 말투는 어디 가고, 아까의 내 다짐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귀여운 문자.

 

 

 

 

 

 

 문자를 확인하고 다시 핸드폰을 덮었다. 침대 한켠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나. 평화로운 휴일을 방해한 문자는 한 자 한 자가 마음을 짓누른다.

 

 

 

 

 현재 시각 12시 34분. 달팽이가 기듯 느릿느릿 천천히만 가는 시간이 밉기만 하다.

 

 

 

 

 

 

 

 

 

 

 

 

 

XXXXX

 

 

 

 

 

Merry-go-round goes around.

 

 

 

 

 

XXXXX

 

 

 

 

 

 

 

 

 

 

 

9시 반에 올리겟노라 다짐했지만 그건 이제 없습니다.

 

 

그리고 12시 34분 못참는거.. 다들 인정하죠?

 

 

 

제목 카드에 1화가 3화로 표시되었던 거 수정했습니다. 사실 안 했습니다. 이거 올리고 하러 갈 예정입니다.

댓글8

  • 정서아 7레벨 2021-05-14 09:07

    0 0

    이거왜벌써2화까지나와있어요ㅠㅠㅠㅠㅠ정주행하러갑니다금손냥냥님

  • 강설현 7레벨 2021-05-14 08:27

    0 0

    달팽이 개빠른데;;

    • 이은채 7레벨 2021-05-14 09:20

      0

      ㄴㄴ우리도 기어가면(굴러가면 x) 쥰나느리잔아요 달펭이도 마찬가지임 달팽이가 안 달리고 기어갔으니까 느린게당연한뎃~~

  • 신주원 4레벨 2021-05-13 23:30

    0 0

    우와 진짜 필력 좋으셔요.. 잘 보고 갑니다!!

  • 권시윤 7레벨 2021-05-13 23:14

    0 0

    은채님 제 사랑 가져가요

    아 추천도 가져가세요 ( 주섬주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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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매스 문제는 2019년도 정부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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