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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까님 글쓰기 이벤트 참여 <리인커네이션>

김지안 기자 5레벨 2021.05.14 21:48

<리인커네이션>

 

 

   "당신의 공허만이 담긴 눈동자가 안쓰럽군요. 본래는 어여쁜 눈동자였을 터인데.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목소리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함 속에 둘러싸인 기분이 들었다. 떨구었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 목소리 왈, 공허만이 담긴 눈동자에 새롭게 담긴 것은 인간이었다. 그래, 인간. 내가 끔찍이도 증오하고, 혐오하는 인간. 나의 유일했던 수인 친구를 죽인 인간. 그런데 인간이 나에게 질문을 걸어온 것이다. 무슨 일이 있냐고 했었지? 솔직히 남에게 이 일을 알려줘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나는 잠시 의려하다 말을 꺼냈다. 이름도 모르는 이 인간의 목소리에 이끌리듯이, 홀리듯이 말했다. 인간에게 이 일을 알려준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우스운 꼴이었다.

 

    "제 유일한 수인 친구가, 인간에게 죽었습니다. 오래 전 이야기이나 아직 괴로움과 외로움의 시궁창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고소를 했으나 형벌은 고작 벌금 500만원. 이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누군가를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형벌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니. 그리하여 저는 그 시점으로부터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내뱉기 시작하자 술술 나오는 것이 내가 생각해도 신기했다. 이 인간에겐 그런 힘이 있는 건가? 상대방이 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힘. 인간은 나의 말에 화답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열었다.

 

    "참 고된 시간을 혼자서 외로이 보내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 아, 감사합니다."

 

    그 인간은 생긋 웃다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리인커 (reincar), 라고. 상대방의 이름을 들었으니 내 이름도 말하는 것이 도리겠지.

 

    "드네이 (dnei)... 입니다."

 

    "이름이 정말 아름답네요. 혹시 한 가지 여쭤보아도 괜찮은지."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반응을 확인한 리인커는 말을 이었다.

 

    "제가 감히 당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도 되나요?"

 

    순간적으로 당황함이 나의 얼굴에 드러났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어떠한 의도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인간이 수인에게 하다니. 혼란스럽지 않다고 얘기한다면, 사실이 아니리라.

 

    "말 그대로예요. 저의 손을 뻗어 그 지옥 같은 나락에서 당신을 구원하고 싶어요. 아, 물론 당신이 저의 손을 기꺼이 잡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그런다면야 저는 당신을 시궁창 속에서 꺼내드릴 수 있어요. 그 어여쁜 우정을 걸고 꼭 지킬 맹세를 할게요."

 

    당황스러웠다. 초면인 사람이 나에게 다짜고짜 구원해주겠다 맹세하였다. 그런데도, 무언가 끌렸다. 만감이 교차했다. 저 손을 잡아야 하는가. 혹시나 너무 달콤한 악마의 유혹에 홀려 넘어가는 건 아닌가. 악마와의 계약 성립은, 그게 무엇인가에 따라 책임이 따르니.

 

    "구원, 이, 라."

 

    고심해보았다. 리인커의 말에 나의 모든 흐름을 맡기고, 모든 것을 내주어야 하는 불상사가 차후에 발생할 수도 있다. 나락을 가장한 구원의 손길이라는 확률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저 손을 잡을 것이다. 사실은 구원을 갈망하고 또 갈망하고 있었으니.

 

    "... 알겠습니다. 날 부디, 구원해주실 수 있나요?"

 

    리인커는 나의 대답을 듣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원하던 대답이었다는 듯이. 그 모습은 마치,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적인 모습이었달까.

 

    "잘 선택했어요. 그 수인 친구분도, 분명 당신의 선택에 기뻐하실 거에요. 제가 보장하죠."

 

    리인커는 하이얀 손을 내밀어, 붕대로 가린 내 오른쪽 눈을 조심스레 쓸어내렸다. 그 행동이 나에게 구원이노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당신이,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 겁니까?"

 

    "그야 당연히 수인 친구분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저보다 더 잘 아는 이가 과연 있을까요?"

 

    이 당황스럽고도 어이없는 말이 왜 이리 납득되는지 알 수 없었다. 리인커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깊이 생각을 했으나 그저 인간이라는 해답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수많은 감정들이 실타래처럼 뒤엉켜 머릿속을 어지럽히며 배회했다.

 

    "우리 1분 이상 대화했네요? 이 정도면 꽤 친하다고 멋대로 생각해도 되려나. 친해졌으니 제 풀네임을 말할게요! 리인커 네이션 (Reincar Nation) 이 풀네임이에요. 안 물어보셨지만, 그래도 알려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자신의 멋대로 생각하고 자문자답하는 리인커였으나, 마냥 싫지는 않았다. 거부하고 싶지만 차마 거부하지 못하는 기분이 이런 건가. 그나저나 리인커 네이션... 뭔가 들어본 것 같아. 기분 탓이라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위화감이 들었다.

 

    "바보 같기는."

 

    순간 번쩍 정신이 들었다. 고민하느라 바닥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고개를 리인커 쪽으로 돌렸다. 그때 리인커의 표정은, 정말 당황스러웠다지.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하여 정색하거나 화내는 표정이 아닌 서글픈 표정이었으니까.

 

    "... 문제 하나. 수인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아무래도 없겠죠. 인간인지, 수인인지, 동물인지는 태생부터 정해져 있고 타고난 것입니다. 설령 그것 때문에... 피해를 본다 하더라도, 그것 또한 운명이자 비운이겠죠."

 

    "그렇군요."

 

    나에게 뜬끔 없는 질문을 던진 리인커는 잠시 입을 닫았다. 잠시 후,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만약에 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실래요?"

 

    "네? 그게 무슨-"

 

    "천대받고, 멸시를 받고, 일반인들의 역겹다는 눈빛을 온 몸으로 받으며, 어린아이에게 폭력을 당하고, 우리 인간... 에게 끌려가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수인은 그런 죽느니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동물과 수인, 인간 중에서 정점에 군림한 인간이 되는 일이 생기면, 그것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수인한테 생기는 게 가능하다면. 어떻게 하시겠냐고요."

 

    이게 무슨 질문일까. 답도, 뜻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리인커가 이 질문을 한 의도는 무엇일까. 원하는 답은 무엇일까?

 

    "무엇을... 원하는 겁니까?"

 

    "당신의 답을 원해요."

 

    "그 답이 무엇인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데."

 

    "정말요? 그럼 힌트 드릴게요. 제 이름을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돼요. 종이에다 적어서 드릴 테니 검색을 해보시든 뭘 하시든 마음대로 하세요."

 

    리인커는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 이름을 적었다. '리인커 네이션 (Reincar Nation)' 이라고. 근데, 더 모르겠어지잖아. 이래서야 알아낼 수 있을지.

 

    "신의 계시가 있다면 저희가 또 만나겠죠. 제 이름이 결정적인 힌트이니 꼭 알아내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당황스럽게 해서 죄송했어요. 전 이만. 사려 깊은 당신이라면 이해할 것이리라 믿어요."

 

    저 말을 듣고 뭐지, 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나였다. 리인커는 나를 응시하다 발걸음을 돌렸다. 허나 곧 나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작게 속삭였다. 나직하게, 어쩌면 서글프게.

 

    "내 삶의 몫도 같이 살아줘요."

 

    "네?... 어?"

 

    "1분이라도 좋으니 나와 같이 담소를 나누고 싶다, 못다 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잖아. 나는 그 말을 이루게 해주려고 온 거야. 이 일은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오직 너만 알고 있어. 알겠지? 나 진짜 간다. 아, 존댓말 하는 거 꽤 힘들더라?"

 

    리인커는 나를 향해 햇살처럼 생긋 웃었다. 이 속삭임을 듣고 저 웃음을 보는 순간, 잘만 뛰던 심장이 멈춰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점점 멀어지는 리인커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 다급하게 손을 뻗어보았다. 당연하지만, 닿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기억이 나버렸다. 리인커 네이션이 무엇인지.

 

    "Reincarnation. 뜻이, 환생이었던가. 이름으로 답을 알려주고 있었던 거네."

 

    리인커가 건네준 종이를 손에 꼭 쥐고는 중얼거렸다. 닳는 게 아깝지만 리인커의 손길이 닿은 물건이니 놓지 않고 싶었다.

 

    "네가 내 바램을 이뤄줬으니 나도 네 바램을 이루는 것이 맞겠지."

 

    확신이 안 섰으나 최대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노라고, 어느새 저 멀리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간 너에게 말했다. 수인인 네가 인간이 되었으니 전처럼 쓰디쓴 밑바닥을 경험하는 일은 없겠지.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환생은 인간도, 수인도, 동물도 아닌 신의 계시이니."

 

    그러니 너를 기다릴게. ... 아, 그래. 너의 손길은 정말 구원의 손길이 맞았구나.

 

 

 

 

 

-공백포함 4247자, 공백제외 3048자입니다!

-Reincarnation. 뜻: 환생.

-friend→dneirf→dnei.

 

    분량도 스토리도 이상하고 모든 게 다 이상하네요... 왜 스토리가 산으로 가지... ㅠㅠㅠ 다 쓰고 나서 엄청 창피했어요... 더 잘 쓰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글 쓰기 실력 더 키워서 올게요!!

댓글7

  • 홍서연 5레벨 2021-05-26 14:04

    0 0

    전 대역죄인입니다ㅜㅜㅠ 이런 글을 채까님께서 발표하신 후에 봤다니ㅠㅜㅠㅜ 엉엉ㅠㅜㅠㅜ 죄송해요ㅠㅜㅠㅜ

  • 정다인 7레벨 2021-05-14 22:09

    0 0

    • 김지안 5레벨 2021-05-14 22:13

      0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 권시윤 7레벨 2021-05-14 22:00

    0 0

    • 김지안 5레벨 2021-05-14 22:06

      0

          꺅 감사합니다! 스토리가 너무 이상하게 흘러가길래 걱정 많이 했어요!! ㅠㅠㅠ

  • 박채란 7레벨 2021-05-14 21:53

    0 0

    와 몰입력 쩔어요 잘 봤습니다!!

    • 김지안 5레벨 2021-05-14 21:56

      0

          ㅎ헐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올리고나서 엄청 창피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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