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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月傳(일월전) 제 01장 : 암전

정서아 기자 7레벨 2021.06.17 14:56

※ trigger warning :: 트라우마 유발 요소가 있습니다. ※





















 

대한민국에서부터 세계 방방곡곡으로 발을 뻗어나가는 대기업 엔터테인먼트, 싱글. 나는 그곳의 연습생이다.



 

"야."



 

아. 왕따, 라고 해야 하나.



 

"대답 안 하냐?"



 

월말 평가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나를 아니꼽게 보는 눈들이 많아졌다. 부러워해야 하고, 동경이 담긴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허, 그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대중들의 추측일 뿐이다. 시기와 질투가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어."



 

"이게 진짜."



 

부웅- 퍽.



 

"요즘 오냐오냐 해줬더니 마음대로 기어오르네."



 

"……."



 

"웃냐 지금? 내가 웃겨?"



 

앞뒤 상관 없이 자기 맘대로 돌진하는 그녀에 웃음이 나와 미세하게 한 쪽 입꼬리를 끌어올렸는데 그 작은 변화를 또 어떻게 캐치하셨대. 그 집중력으로 연습만 한다면 월말평가 5위 안에는 들텐데…… 안쓰럽네. 또 시비가 털리기 전에 입꼬리를 다시 원위치하고 자리를 피하려 하자, 그녀의 패거리 중 한 명이 나의 뒷덜미를 잡아 바닥에 패대기쳤다.



 

"튀려고? 어딜."



 

바닥에 꽤 세게 부딫힌 뒷통수에 작게 신음을 흘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것을 보고 또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 웃다가 항상 같은 루틴대로 발길질을 시작했다.



 

"너 따위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돼."



 

그들의 쌉소리를 한 귀로 흘려들으면서.



 

-



 

"은 월, 또 무슨 일이야?"



 

"계단에서 굴렀어요."



 

나는 상처를 그대로 달고 연습실로 갔다. 기분이 꿀꿀할 땐 연습이 최고지, 자기들 때문에 내 연습량이 더 느는 건 자각을 못 하나? 아까 나를 신나게 다굴한 그녀들을 생각하며 이를 빠득 갈고 연습실 문을 열었다. 안에는 안무 선생님이 있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은 그녀에 평소와 똑같이 대답을 하자 그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는 그런 선생님에게 싱긋 웃어보이고 괜찮다고 했다.



 

"그래. 오늘도 7시간?"



 

"네."



 

"넌 좀 쉬면서 해. 어차피 다른 애들이랑 차이도 이미 많이 벌어져 있고 쉴 필요가 있어. 이제 얼마 안 있음 데뷔조에 들어갈 텐데, 상처도 그만 달고 오ㄱ……."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그래라."



 

그녀의 잔소리가 또 시작되기 전에 나는 못 들은 척 화장실에 갔다 오겠다며 나갔다.



 

"……누가 봐도 맞아서 생긴 상처구만……."



 

닫히는 문 너머로 나지막히 중얼거리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한 채.



 

-



 

"……아."



 

새벽 12시 경, 연습실에 눌러붙어 있다가 집으로 겨우 돌아와 씻고 시간을 보려 할 때 연습실에 핸드폰을 놓고 나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내일 아침에 갈까, 생각했지만 10분만 걸어가면 되고 아침에 수빈이와 시간 약속을 맞춰 함께 회사로 가야 한다는 것이 생각나서 하는 수 없이 가야 했다. 평소처럼 연습실에서 그냥 잘걸, 무슨 생각으로 집까지 왔지…… 한달 넘게 보지 못해 사람의 손을 못 타 사늘하고 익숙하지 않은 방 풍경을 둘러 본 다음 겉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



 

"하……."



 

뜨거운 입김을 내쉬고 아무도 없는 으스스한 밤거리를 쳐다보고 몸을 움츠린 다음 걸음을 빨리했다. 연습생이 되고 나서 낮 풍경보다 밤 풍경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았다.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거의 지고 있었다. 벌써 보름인가? 아파트 단지를 나오고 공원을 지나 회사 앞까지 도착했다. 높은 빌딩이 만들어낸 새까만 그림자에 집어삼켜지는 기분이 들어서 고개를 몇 번 휘휘 저은 다음 연습생 권한으로 회사 안에 들어왔다. 익숙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연습실들이 있는 층에 내리자 아직 불이 켜져 있지만 안에 아무도 없을 몇몇 방들이 보였다. 나는 몇십 분 전까지 안에서 땀을 흘리던 방 앞에 섰다.



 

-철컥



 

문을 연 다음 어느새 뜨겁던 공기가 식어 싸늘해진 방 안에 몸을 부르르 떨고 핸드폰을 놔두었던 블루트스 스피커 옆으로 갔다.



 

"……?"



 

하지만 그곳에는 핸드폰이 아닌 한 쪽찌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 정말 어이가 없어서…… 유치하게 뭐하는 짓들이지…… 초등학생들도 이러지 않을 텐데……."



 

'너의 소오중한 핸드폰은 옥상에 있음~' 이라는 글이 써진 포스트잇, 아니 쓰레기를 거칠게 뜻어 구긴 다음 쓰레기통으로 골인하고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옥상…… 거긴 통제구역 아닌가."



 

연습생으로 이 회사 안에 발을 들이기 전 대표님께서 신신당부하셨던 내용 중 하나가 뭐였냐면 옥상에는 절대 올라가지 말라는 것이였다. 회사가 다른 곳보다 높아서 위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난간이 낮아 추락 위험이 있다나 뭐라나. 딱 봐도 우소화-아까 전 나를 신명나게 패버린 무리의 우두머리라고 볼 수 있는 인간-의 글씨체로 써진 포스트잇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리고 혀를 입 안에서 굴렸다. 어느새 계단을 다 올라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달려있는 옥상 문 앞에 도착했다.



 

"뭐야……."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휑한 바람만 불 뿐이었다. 장난이였던 건가, 아니면 기다리다 지쳐서 내려갔나? 그렇다기엔 내가 연습을 끝낸 지 30분도 안 됐는데. 한 쪽 눈썹을 들어올리고 옥상을 빙 둘러봤다. 여느 빌딩의 옥상과 다를 점이 없었다. 나뒹굴고 있는 몇몇 상자와 컨테이너박스. 달빛이 비추고 있어서 딱딱한 회색의 옥상이 더욱 더 잿빛으로 보였다.



 

"와……."



 

하지만 나는 어느새 도시의 야경에 눈이 빠져버렸다. 얼마 만이지, 도시 야경이.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랑 남산타워에 올라가고 나서가 마지막이였던 것 같은데…… 예쁘다.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기대고 내 목에 걸린 초승달 모양의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나는 야경을 내 눈에 한껏 담았다. 비록 높은 빌딩이 아니어서 모든 불빛이 하나의 우주처럼 웅장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예뻤다.



 

그 순간이었다.



 

"멍청이."



 

내 귓가에 속삭이듯 우소화의 목소리가 작게 들리고 나는 누군가의 손에 강하게 밀쳐졌다. 중심을 잡지 못한 몸이 바람에 날리는 종잇조각처럼 팔락이다가 아래로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공들여 만든 모래성이 파도 하나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이.



 

몸에 큰 충격이 가해지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라왔다. 머리에서 진득하고 뜨듯한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붉게 충혈된 눈 때문에 새하얀 보름달이 붉게 보였다. 온 세상이 붉게 보였다.



 

눈을 감기 전, 힘겹게 뜬 눈틈 사이로 번쩍하고 빛나는 무언가를 끝으로 나의 첫 번째 인생은 암전이 되었다.


















<작가말>

뭐죠 이 유치뽕짝한 글은
귀찮아서 맞춤법검사기 안돌렸습니다.
ㅋㅋ 첫화부터 분량이 이러면 나중엔 어떻게 감당하죠
아그리고 수빈이는 월이 친구임다
내일 세계관설명이랑 등장인물소개 나올거임!

추천 댓글 꼭 달아주시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정멘트 남기고 튀기)

댓글8

  • 박한별 5레벨 2021-06-18 15:39

    0 0

    서까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당…..

  • 3.신나윤 5레벨 2021-06-17 17:44

    0 0

    `귀찮은` 저만 보이나요?

  • 3.신나윤 5레벨 2021-06-17 17:42

    0 0

    22

  • 권시윤 7레벨 2021-06-17 15:11

    0 0

  • 박시윤 5레벨 2021-06-17 15:05

    0 0

    헤에엑!
    서까밈!!
    춫박튀 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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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매스 문제는 2019년도 정부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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