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연재 기사

줄무늬와 점무늬 옷을 입은 자연

어린이과학동아 2006.04.15 08호

[소제시작]4. 줄무늬와 점무늬 옷을 입은 자연[소제끝]

얼룩말은 검은색 줄무늬 옷을 입고 초원을 누빈다. 사자는 메마른 땅처럼 누런 색의 옷을, 표범은 경쾌한 검은 점이 잔뜩 찍혀 있는 옷을 입고 있다. 뭔가 공통점이라도 발견했는가? 동물들이 입고 있는 옷에도 수학의 코드가 숨겨져 있다면…?

줄무늬나 점무늬는 평평한 동물의 몸에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패턴이다. 줄무늬는 수학에서 말하는 1차원의 선이며, 점무늬 또한 연결하면 한 줄을 이루려는 경향을 갖는다. 생물학자들은 무늬를 가진 동물이 자연에서 살아남기에 유리했을 거라고 설명한다. 뚜렷한 무늬가 있는 동물은 다른 동물과 섞이지 않고 잘 구분된다. 또 화려한 줄무늬를 가진 물고기일수록 짝짓기에 유리했을 것이다. 줄무늬나 점무늬는 밀림에서 적의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보호색으로도 기여했다. 만약 인간도 오랫동안 초원에서 생활해왔다면 몸에 얼룩덜룩한 줄무늬나 점무늬를 갖게 됐을지도 모른다.


[소제시작]5. 내 안에 또 내가 있어[소제끝]

이번 여행은‘구글어스(GoogleEarth)󰡑의 위성사진 서비스에 접속하는 걸로 시작하겠다. 먼저 거대한 지구본을 돌려 우리나라를 찾아보자. 그리고 부산을 기준으로 지도를 점점 확대해 보는 거다. 부산이 위치한 남해는󰡐리아스식 해안󰡑이라고 부르는 톱니 모양의 아주 복잡한 굴곡을 이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남해안의 길이를 측정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전체가 보이는 큰 규모의 지도에서는 가능하다. 그러나 더 크게 확대된 지도에서는 아마 처음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 작아서 첫번째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았던 수많은 만과 곶이, 확대된 지도에서는 모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지도를 더 크게 확대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결국 해안선의 길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무한대에 가까운 값으로까지 커진다. 즉 해안선은 아무리 확대해도 그 안에 또다른 해안선이 존재한다.

이제는 고사리로 시선을 돌려 보자. 뜬금없이 웬 고사리냐고 묻지 말고 얼른 싱싱하고 푸른 고사리를 한 줄기 꺾어오길 바란다. 고사리는 중심 줄기의 양쪽에서 뻗어 나온 여러 개의 가지들로 구성된다. 가지의 크기는 아래쪽에서 가장 크고 위로 갈수록 짧아지며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그런데 이러한 고사리의 전체적인 모양이 각각의 가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즉, 가지 또한 중심 줄기 양쪽으로 돋아난 작은 잔가지로 이루어진다. 잔가지도 아래쪽에서 가장 크고 위로 갈수록 작아지는 삼각형 모양이다. 큰 고사리 줄기 안에 그와 닮은 작은 고사리 줄기들이 들어있는 셈이다.

내 안에 나와 닮은 내가 끊임없이 존재하는 구조, 과학자들은 이런 구조를‘프랙탈󰡑이라고 부른다. 확대할수록 더 복잡해지는 해안선, 더 작은 구름으로 끊임없이 나누어지는 큰 구름 조각, 거대한 나무 모양으로 흐르는 강 등 프랙탈구조는 매우 불규칙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하나의 형태 안에 그것과 닮은 무수한 형태의 축소판을 갖는다는 점에서 수학자들을 매료시켰다. 왜냐하면 수학자들은 자연에서 나타나는 규칙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이다.


[소제시작]우주를 지배하는 수학의 코드[소제끝]

지구를 벗어난 곳, 머나먼 우주에서도 수학의 코드를 찾아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 모양이다. 지구는 둥글고 태양, 목성, 토성 심지어는 그 고리까지 둥글다. 별은 하루를 주기로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보인다. 또 지구는 1년에 한 바퀴씩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케플러는 한걸음 더 나아가 행성이 움직이는 궤도가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눈송이의 육각결정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케플러에게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 준 걸까? 결국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패턴까지 알아 내는 데 성공했다.

자연에서 나타나는 패턴이 수학과 연루되어 있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수학자들은 이미 소라나 고둥에서 나타나는 황금비를 알고 이를 건축에 응용했다. 사람의 몸은 비례를 연구하는 수학적 도구로써 매우 유용했다. 우리가 수를 발명한 것도 알고 보면 손가락과 발가락을 쓰면서부터였으니 수학은 자연의 일부분인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나아가 그리스의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는 이 세계의 근원을 수라고 보고 자연을 설명하는 원리로 수학을 사용했다. 그는 아름다운 음악도 숫자의 비율로 나타낼 수 있고, 우주 속 행성의 운동까지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수학은 자연에서 태어났고 자연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정육각형의 집을 짓는 벌과 정확히 정해진 수의 꽃잎을 만드는 식물들, 대칭의 무늬를 가진 얼룩말은 자연의 규칙성을 보여 준다. 그러나 자연은 수학의 규칙과 패턴 속에 자신을 가두어 두기만하는 것도 아니다. 눈송이의 육각 결정이 어느 것 하나도 정확히 같은 모양을 갖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눈송이의 결정에 관한 사소한 질문은 우리의 사고를 자연과 우주로까지 넓혀 주었다. 어쩌면 자연에 숨어 있는 수학의 코드를 정확히 풀어 내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질서정연함과 동시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자연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일이다.

댓글0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