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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사

모모와 함께한 해저 2만리 (2)

어린이과학동아 2006.08.15 16호

갑자기 무전기가 켜졌어
“치지직…, 치직…, 모모 들리니?”
고장난 줄 알았던 고물 무전기에 잡음 섞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혹시 실종됐다던 모모의 아빠? 모모가 소리쳤어.
“박사님~!”
“오랫동안 연락이 안 돼서 얼마나 걱정한 줄 아니? 무사하다니 다행이구나.”
바로 한국해양연구원의 김웅서 박사님이었어. 2년 전 박사님은 모모의 아빠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과 함께 태평양 심해 환경을 연구한 적이 있대.


대왕오징어를 만났어요!
대왕오징어를 직접 봤다니 운이 좋구나. 그 녀석을 찾기 위해 심해를 샅샅이 뒤지는 과학자들도 있거든. 2002년 스페인의 과학자들은‘크라켄 프로젝트’를 만들어 거대 문어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지만 실패했단다. 그러다 2004년 일본의 한 과학자가 수중카메라로 대왕오징어를 촬영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깊은 바다 밑에는 무서운 괴물이 살고 있다고 상상했어. 그 당시 바다는 캄캄한 우주만큼이나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거든.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하필 거대한 연체동물을 바다괴물이라고 생각했을까? 거대 고등어나 대왕불가사리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건 바로 발달한 지능과 여러개의 다리를 가진 문어와 오징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야. 크기까지 커지면 더 무섭겠지?

얼음 바다에도 생물이 살아요?
얼음 속에 사는 미세조류는 영하 30℃의 수온에서도 얼지 않아. 수온이 떨어질 때 몸의 체액이 어는것을 막아 주는 단백질을 분비하기 때문이지. 이 단백질을 연구한다면 인체의 장기나 혈액 등을 냉장보관하는 데 유용할 거야.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냉동시켜 의술이 발달한 미래에 다시 깨우는 냉동인간~! 어렸을 때 나는 곤충들을 냉동실에서 얼렸다가 꺼내면 다시 살아나는 걸 보고 몹시 신기했어. 하지만 사람의 몸은 얼렸다 녹이면 몸 속의 수분이 얼음결정이 되어 세포를 파괴한단다. 극지에 사는 생물들이 얼음 속에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연구하면 냉동인간도 가능할 거야.



심해생물들은 전혀 귀엽지 않아요
사람들은 오랫동안 깊은 바닷속에는 어떤 생물도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열
대우림만큼이나 무성한 조류와 그 사이를 놀이터 삼아 살아가는 바다생물들을 보고는 각을 바꿨지.

심해에 사는 생물들을 본 적 있니? 무시무시한 턱과 입 안으로 굽은 날카로운 이빨,화려한 색을 띠고 번쩍번쩍 빛을 내기도 한단다. 우리가 흔히 보는 생물들과는 좀다르지? 바닷속 깊은 곳에서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살아가다보니 그런 외모를 지니게 된 거야.

사랑스럽지는 않지만 별로 크지 않아서 위협적이지도 않아. 심해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번 잡은 먹이는 절대로 놓치면 안 돼. 따라서 심해물고기들은 큰 턱과 날카로운 이빨을 갖게 됐어. 또 희미하나마 빛이 들어오는 곳에 사는 생물들은 몸을 빛나게 해 적의 눈에 띄지 않는 방법을 쓰지.



바다의 힘을 느끼다 바다의 힘을 느끼다
태평양을 지날 때는 날씨가 좋지 않았어. 수면 가까이 잠수하고 있던 노틸러스호는 금세라도 부서질 듯 파도에 흔들렸지. 평소에 멀미를 하지 않던 모모도 이번에는 못 참겠나봐. 몇 번인가 화장실에 녀오는 걸 보니….
“태풍이야. 조심해야 해.”
지금껏 모모와 함께했지만, 저렇게 신중한 표정을 짓는 건 처음이야. 게다가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조심해야 해’라고 말하다니…. 그런데 난 자꾸 신나는걸. 태풍을 뚫고 잠수하는 노틸러스호, 멋지지 않아? 우리는 지금 물 속에 있고 태풍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야.예민해진 모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난 조종석으로 몰래 들어갔어. 평소에 모모가 하는 걸 봐둔 탓에 잠수함을 조종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 잠수함에 매달린 추를 모두 분리하고 부상레버를 당기자 노틸러스호가 떠오르기 시작했어.
“무슨 짓을 한 거야?”
모모가 달려와 소리를 질렀고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
“태풍을 직접 보고 싶었어. 잠수함의 공기도 다시 채워야 하고….”
“우린 지금 태풍의 눈에 갇힌 거라구.”

회전하는 소용돌이, 태풍
태양열을 많이 받는 적도지방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증발하여 수증기가돼. 이 수증기가 상승하며 거대한 에너지를 가진 공기의 소용돌이로 변하지. 중심최대풍속이 초속 17m가 되면 비로소 태풍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단다. 태풍이 가진 위력은 어마어마해서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10만 배나 큰 에너지를 가져. 하지만 태풍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열대지방의 열을 추운 극지방에 나누어 주기도 해. 지구 전체의 에너지를 고르게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거야.

나의 태풍 정복기
나의 쓸데없는 호기심 때문에 노틸러스호가 위험에 처했고 모모는 다시 무전을 시도했어. 갑자기 기상청에서 일하고 있는 외삼촌인 장유순 박사가 떠올랐지. 구글어스(Google Earth) 사이트에 들어가 외삼촌이 있는‘우리나라-서울-동작구-신대방동-기상청 8층 기상연구소’를 차례로 클릭했지.그리고 그 지점과의 통신을 시도했어.
“…외삼촌?!”
“심심해! 너 지금 어디니? 모두들 얼마나 걱정하고 있다고!”
“우리는 노틸러스호에 타고 있고, 여긴 태평양 바다…, 태풍의 한가운데예요.”
모모가 말을 자르며 다급하게 말했어.
“심해 외삼촌, 여기서 어떻게 빠져 나가죠?”
“심해의 친구인가 보구나. 지금 너희가 잠수함을 타고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태풍의 중심은 비어 있기 때문에 맑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거든. 잠시 동안은 태풍의 눈을 따라 이동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곧 무서운 폭풍이 다가올 테니 빨리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바닷속으로 잠수해서 들어가!”
외삼촌 말대로 노틸러스호의 모든 엔진을 가동하여 잠수를 시도했어. 얼마쯤 가라앉았을까? 태풍이 정말 지나가기라도 한 걸까? 바다 밑은 너무나 고요해서 우린 어느때보다 편안한 휴식을 즐겼어.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집으로~!
태풍을 무사히 통과했지만 잠수함의 연료가 바닥났어. 태풍이 바다를 지나며 바닷물을 사방으로 휩쓸어갔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심해의 바닷물이 올라왔거든. 바닷물을 거슬러 깊이 잠수해야 했기 때문에 노틸러스호도, 나와 모모도 굉장히 지쳤지.
우리는 외삼촌의 조언에 따라 쿠로시오해류를 이용하기로 했어. 필리핀 앞바다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로 흐르는 쿠로시오해류는 따뜻한 바닷물이야. 속도는 시속 5~9㎞로 8월에 가장 빠르게 흐른대.연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류를 이용해 집에 갈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지? 그런데 우리나라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별로 기쁘지 않아. 모모와 헤어지는 게 슬픈 걸까? 해저여행이 끝나고 나는 집으로, 그리고 학교로 돌아갔어. 지금쯤 모모는 아빠를 만났을까? 모모에게 편지가 오지 않아 아직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왠지 모모가 늘 내 곁에서 날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모모! 정말 보고 싶다. 너와 함께 보았던 모든 바닷속 풍경을 잊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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